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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트럼프 보란듯 미사일 도발…사실상 대화 거부

입력 2025-10-29 17:43   수정 2025-10-30 02:29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제안을 무시한 데 그치지 않고 위협성 무력시위까지 한 셈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북한 미사일총국이 전날 서해 해상에서 함정 발사 지상 공격용(함대지)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이번에 시험한 함대지 순항미사일은 수직으로 발사돼 서해 상공의 설정된 궤도를 따라 7800여 초간 비행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8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인지했고, 오후 3시께 서해북부 해상에서 순항미사일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약 2시간10분 동안 순항미사일이 비행한 것을 고려하면 사거리가 1500㎞ 이상일 것으로 추정돼 경북 경주와 경남 김해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체류하고 있던 일본까지 사정권에 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정은은 이날 시험 발사를 참관하지 않았다.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미사일을 ‘전쟁 억제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핵무력을 실용화하는 데서 중요한 성과들이 이룩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인용해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고도의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담 의사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입국하기 직전 발사 사실을 공개한 것은 당장은 미국과 대화에 나설 생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더욱 강경한 자세로 맞선다는 얘기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정세 변화와 무관하게 핵무력 강화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메시지”라고 관측했다.

북한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잇달아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북한은 23일 주한미군과 한국군 방공망을 돌파하기 위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북동방향으로 발사된 두 개의 극초음속비행체는 함경북도 어랑군 궤상봉등판의 목표점을 강타했다”고 주장했다.

경주=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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