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차세대 모델 사이버캡을 자율주행 전용 로보택시로만 내놓는 대신, 운전대와 페달이 있는 일반 차량 형태로 판매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운전대가 필요하다면 달 수 있다. 페달도 장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해 10월 LA 인근 영화 스튜디오 부지에서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사이버캡 시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당시 그는 “2만5000달러짜리 일반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그건 테슬라의 철학에 정면으로 반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번 발언은 그러한 입장에 다소 후퇴했음을 보여준다.
블룸버그는 덴홀름 의장의 발언을 두고 규제 환경 변화에 맞춰 차량 설계를 일부 수정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테슬라는 2026년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 관련 안전 기준을 완화하기 위해 규제 당국을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규제당국은 여전히 운전대와 페달 장착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경쟁사 제너럴모터스(GM)의 사례와도 유사하다. GM은 자율주행 전용 모델 ‘크루즈 오리진’ 승인을 2년 넘게 기다렸으나 허가가 지연되자 결국 계획을 폐기하고, 지난해 크루즈 사업부를 전면 중단했다. 테슬라도 같은 규제 장벽을 피하기 위해 전통적 운전장치를 포함한 설계로 선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발언을 “테슬라가 결국 실용 노선으로 돌아왔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머스크가 강조해온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테슬라는 그동안 정체됐던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사이버캡은 내년 대량 생산이 예정돼 있으며, 기존 로보택시 모델 대신 일반 소비자용 저가형 EV로도 병행 판매될 가능성이 커졌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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