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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엔비디아를 알아본 이건희의 '선견지명'

입력 2025-10-31 17:52   수정 2025-11-11 16:05


“1996년 제 인생 처음으로 한국에서 편지를 받았습니다. 아름답게 쓰인, 모르는 사람의 편지였습니다.”

지난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광장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지포스의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차 모인 500여 명의 관중 앞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운을 뗐다. 황 CEO 옆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있었다.

황 CEO는 그 편지가 자신을 한국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편지에는 한국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비디오 게임으로 세상을 바꾸고, 비디오게임 올림픽을 열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회장은 “편지는 제 아버지가 보낸 것”이라고 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9년 전 당시 무명이던 스타트업 CEO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가 인공지능(AI) 시대의 서막을 연 ‘설계도’였음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편지에 적힌 내용은 1996년 당시엔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디지털이 아닌 전화선 기반의 하이텔, 천리안 등 PC통신이 주류였다. PC 사양도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을 구동시킬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선대회장은 게임을 국가 인프라를 바꿀 신산업으로 보고 ‘게임 올림픽’이라는 문화 사업을 구상했다.

이 선대회장의 선구안은 미래 산업뿐만 아니라 경영에도 녹아 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로 요약되는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미국 가전숍 구석에 놓여 있던 삼성의 가전제품을 가장 맨 앞으로 이동시킨 계기가 됐다. 1995년 불량 휴대전화 15만 대를 불태운 ‘애니콜 화형식’은 ‘품질의 삼성’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사건이었다. 이런 계기가 쌓인 덕분에 삼성은 첨단 반도체에서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S급 천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천재 경영론’도 당시로선 단순 제조업을 넘어 미래형 기업의 본질을 꿰뚫어 본 말이다. 이 선대회장은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았고, 파격 대우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황 CEO에게 보낸 편지도 미래를 실현할 ‘천재’에게 투자한 인재 철학을 보여준다.

이 선대회장이 30여 년 전 적은 비전은 현실이 됐다. 세계 최초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256’은 삼성의 메모리 기술과 엔비디아의 그래픽 기술이 결합해 탄생했다. 초고속 인터넷망이 구축되며 PC방이 전국에 들어섰고, 2000년 삼성의 후원으로 출범한 월드사이버게임스(WCG)에서 한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이 됐다. 황 CEO도 이날 “한국의 PC방 문화와 e스포츠가 없었다면 오늘의 엔비디아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 선대회장을 회상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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