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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오픈AI 이어 엔비디아 만난 李…'AI 3대 강국' 발판 마련

입력 2025-10-31 17:54   수정 2025-11-01 01:39


엔비디아가 국내에 우선 공급하기로 한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개는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5~6곳을 새로 지을 수 있을 만큼 많은 물량이다. 산업계에서 “한국 AI 생태계 체질을 바꿀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2030년까지 GPU 20만 개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정부로서는 목표 초과 달성은 물론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AI 3대 강국’ 도약이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대 14兆’ GPU 대량 확보
31일 테크업계에 따르면 GPU 확보량은 국가 AI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AI는 빠른 데이터 처리가 핵심인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장비가 GPU다. GPU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대규모 데이터를 병렬로 동시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가 앞다퉈 GPU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메타는 약 35만 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15만 개씩 GPU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조기 확보하는 엔비디아 GPU 5만 개를 국가 차원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이를 국민에게 제공하겠다는 이른바 ‘모두의 AI’는 이 대통령이 그리는 국가 AI 청사진의 핵심이다. GPU 개당 가격을 약 5000만원으로 가정하면 공공 물량 5만 개를 확보하는 데 2조50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책연구기관은 엔비디아와 협업해 슈퍼컴퓨터 및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팅 환경 구축, 기초과학 연구에 필요한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도 추진한다.

공공 영역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도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GPU 5만~6만 개를 우선 공급받는 삼성, 현대차, SK, 네이버 모두 이를 활용해 기존 제조 역량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GPU 26만 개의 국내 유입은 단순한 ‘거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AI 동맹’ 전략에 한국이 동참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정부는 앞서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허브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금융투자 시장 ‘돈 줄’을 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AI 선도 기업 오픈AI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엔비디아와의 이번 협력 계획은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화기애애했던 李 대통령·젠슨 황
이 대통령은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국내 투자에 대한 적극적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 차원에서 엔비디아의 한국 투자를 전폭 지원하겠다”며 “한국이 AI 글로벌 강국이 될 수 있도록 엔비디아가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이에 젠슨 황은 “AI 미래를 한국과 함께 만들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AI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젠슨 황은 “미국은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지만 제조업에 약하고, 유럽은 제조업에 강하지만 소프트웨어가 약하다”며 “한국은 양쪽 모두 강하다”고 했다.

이날 회동에 함께한 국내 재계 총수들도 엔비디아의 GPU 공급 협약을 높게 평가하며 AI 경쟁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모임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삼성을 비롯한 모든 기업이 새로운 관계, 전기를 맞을 것 같다”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우리나라가 ‘제조 AI 얼라이언스(동맹)’를 잘 만들어서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해야 한다”며 정부가 제조 AI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모빌리티 기술력과 스마트 제조 역량을 결합해 미래 피지컬 AI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주=한재영/강경주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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