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원의 공약 이행도를 일부만 발췌해 보도한 언론사 직원을 징계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처분은 위법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대전MBC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제재 조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 9월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대전MBC는 작년 1월 31일, 2월 1일 자 뉴스데스크 방송에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펴낸 ‘21대 지역구 국회의원 공약이행도 및 의정활동 분석 보고서’ 중 충남·세종·대전 지역구 국회의원 부분을 인용했다.
보고서는 국회의원의 공약 이행 현황을 완료, 추진 중, 보류, 폐기, 기타 등 다섯 가지 항목으로 분류했는데, 대전MBC는 ‘완료’ 항목만을 기준으로 삼아 보도했다. 방심위가 선거 기간 운영한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이것이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을 과장·부각 또는 축소·은폐 등으로 왜곡해선 안 된다’는 심의 규정에 위반된다며 해당 프로그램의 관계자를 징계해달라고 방통위에 통보했다. 이에 방통위는 징계를 내렸다.
대전MBC는 해당 보도가 중요한 사실을 왜곡한 것이 아니라며 불복 소송을 냈다.
법원은 대전MBC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방송이 사실 보도를 함에 있어 보도 대상을 취사선택하는 것은 불가피하므로, 어떤 사실을 다소 집중 또는 강조했다거나 세부적·다각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사실을 왜곡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짚었다.
문제가 된 보도가 유권자들의 그릇된 인식을 유도하지도 않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대전MBC가 ‘완료율’이라는 용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이행 중인 공약과는 구별된다는 점을 명확히 설명했다는 점에서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보고서 내용을 다룬 보도자료에서 큰 글씨로 ‘21대 지역구 국회의원 공약 완료율 51.83%에 그쳐’라는 소제목을 달았다는 건 본부에서 최우선으로 알리고자 했던 점이 공약 완료율이며, 이를 강조해 보도한 것은 합리적이라고도 재판부는 판시했다.
재판부는 대전MBC가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할 목적으로 공약 완료율 관련 내용만 보도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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