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는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는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니라) 인간의 수면 시간”이라고 했다. 고객의 시간을 차지하는 자가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e커머스 공세 속에서 이마트도 ‘시간’에 초점을 둔 새로운 오프라인 유통 전략을 짰다. ‘무엇을 얼마나 잘 파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머무르게 하느냐’란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가 쇼핑몰 스타필드다.
이마트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을 통해 ‘쇼핑 테마파크’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쇼핑 시설을 넘어 ‘레저’와 ‘경험’을 파는 체류형 쇼핑몰이다. 스타필드 수원은 ‘하루 종일 머무는 공간’이라는 전략 아래 스포츠, 도서관, 키즈 시설,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MZ세대는 물론 가족 단위 소비자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e커머스의 공세에 맞서 내놓은 스타필드의 체류 시간 확장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필드 수원은 실내 스포츠 시설 ‘스몹’, 호텔식 피트니스 ‘콩코드 피트니스 클럽’, 키즈 실내 놀이터 ‘챔피언 더 블랙벨트’ 등 레저 콘텐츠를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스타필드의 상징적 공간인 별마당 도서관도 4층부터 7층까지 개방형 구조로 들어섰다. 방문객은 쇼핑뿐 아니라 식사, 레저 스포츠, 여가, 문화를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게 됐고, 체류 시간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놀이 자체를 콘텐츠로 삼은 것도 특징이다. 지난 1월 운영한 인기 게임 ‘운빨존많겜’ 팝업 스토어는 개장 열흘 만에 2만6000명이 방문하며 놀이형 레저 콘텐츠의 집객력을 입증했다. 놀이 중심의 콘텐츠는 MZ세대를 사로잡았다. 9월 기준 스타필드 수원의 20·30세대 방문객 비중은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전략을 대형마트로 확장하고 있다. 스타필드 마켓 1호점인 이마트 죽전점은 기존 이마트의 장보기 공간에 ‘스타필드 DNA’를 이식했다. 1층 주요 공간에 495㎡ 규모의 북그라운드를, 2층 중앙에는 82㎡ 규모의 아동 놀이 시설 키즈그라운드를 배치했다. 리뉴얼 후 1년간(2024년 8월 29일~2025년 8월 28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9% 급증했다.
신세계그룹은 돔구장, 숙박시설 등을 결합한 미래형 복합 공간까지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2028년 돔구장·호텔·쇼핑몰을 결합한 ‘스타필드 청라’, 2030년 휴양·레저까지 결합한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를 각각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스타필드의 전략은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해 성공한 오프라인몰의 교과서적 사례”라며 “스타필드를 통해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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