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성장하고 싶어 합니다. ‘회사가 나를 성장시키려고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직원들이 느끼면 성과는 따라옵니다.”김용식 쿠도커뮤니케이션 대표(사진)는 4일 경기 과천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은 인재 철학을 소개했다. 일반인에게 생소하지만 쿠도커뮤니케이션은 국가 주요 시설부터 문화유산까지 공공 분야 안전을 지키는 인공지능(AI) 관제 시스템 시장의 국내 1위 기업이다.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일본 종합상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 대표가 2000년 창업한 이 회사는 25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897억원으로 아직은 중소기업이다. 그럼에도 다른 중소기업과 달리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고수하고 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8년째 매년 15~20명의 대졸 신입을 공채로 뽑았다. 국내 유수 대기업도 높은 비용과 효율성 부족을 이유로 몇 해 전부터 수시 모집으로 채용 기조를 바꾼 것과 대조적이다.
김 대표는 “효율성만 보면 경력직을 뽑는 것이 맞지만 그러면 청년들은 어디서 경력을 쌓겠냐”며 “사회 구성원의 성장 사다리를 마련해주는 것도 기업의 역할”이라고 공채 도입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의 ‘공채 실험’이 처한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초반 기수인 1~3기 직원의 절반가량이 3년가량 경력을 쌓은 뒤 대기업과 중견기업으로 떠났다. 다행히 갈수록 퇴사율이 낮아지면서 현재는 한 해 20명 가운데 3~4명 정도만이 이직을 택하고 있다.
이직률을 낮춘 비결은 소속감과 성장성이다. 쿠도커뮤니케이션은 신입 직원들이 이른바 ‘선배 복’이 있든 없든 혼자서도 일을 배워 빠르게 회사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사내 학습 플랫폼인 쿠도지식뱅크를 구축했다. 김 대표는 “인사평가는 단순히 고과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성장 컨설팅 방식으로 운영한다”며 “사람 중심의 성장 문화라는 철학이 직원들에게 전달된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다른 중소기업에선 볼 수 없는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쿠도커뮤니케이션에선 공식적으로 오전 9시30분~오후 6시 근무제를 운영한다.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은 ‘패밀리데이’로 오후 4시에 퇴근한다. 매년 12월 24일 종무식 후 연말 휴무, 창립 후 5년마다 전 직원 해외여행 등 파격적인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창립 25주년을 맞은 올해는 직원 200여 명이 함께 일본으로 2박3일 여행을 다녀왔다.
이런 제도가 입소문이 나면서 쿠도커뮤니케이션은 올해 정부가 인재경영 우수기업에 수여하는 ‘Best HRD 인증’을 받았다. 김 대표는 “선진적인 제도도 기업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며 “성장과 복지가 균형 있게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도커뮤니케이션은 올해를 기점으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한 단계 올라설 전망이다. 김 대표는 “AI CCTV 등 핵심 사업이 본격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올해 매출은 1600억원 이상으로 중소기업 기준인 1000억원을 넘길 것”이라며 “훌륭한 인재를 더 모으고 키워 이젠 ‘1부 리그’에서 경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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