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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인하 시점 줄다리기…이달 1일 소급 유력

입력 2025-11-04 17:37   수정 2025-11-05 01:10

관세협상이 일단락된 이후에도 통상당국이 자동차 관세 25%를 15%로 인하하는 시점 등 세부 쟁점을 두고 미국 상무부와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은 현재로선 대미 투자 관련 국내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되는 안이 유력하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우리 측에 최대한 유리한 내용을 담기 위해 미국 측과 치열하게 협의하면서 문서화 작업이 늦춰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관 “이달 법안 제출할 것”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4일 국무회의에서 “적절한 시일 내에 미국과의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것”이라며 “이달 중 기획재정부와 공동으로 MOU 이행을 위한 기금 조성 법안을 발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관세는 법안이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 발효되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대로 절차가 진행된다면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매긴 25% 관세를 15%로 10%포인트 낮추는 시점이 이달 1일로 소급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당국은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을 더 앞당기기 위해 미국 측과 협상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호관세율이 15%로 확정된 시점인 지난 8월 7일로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미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언론에는 ‘우리 측이 제안한 8.7일’이라는 문구가 담긴 김 장관의 휴대폰 메시지가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통상 전문가는 “8월 7일은 관세 부과 시점과 관련한 우리 측 협상안의 출발점으로 보인다”며 “미국 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8월 7일로 소급하면 미국이 그동안 부과한 자동차 관세 수천억원을 환급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일본은 대미 투자 펀드 문서화 시점인 9월 16일부터 15% 자동차 관세가 적용됐다.

◇막판까지 기싸움 벌이는 한·미
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대미 투자 관련 법안을 이달 안에 제출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적어도 대미 투자 MOU와 관련된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관세·안보 내용을 담은 조인트팩트시트(JFS)와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MOU를 문서화하는 ‘투트랙 협의’를 벌이고 있다. JFS는 대통령실과 외교안보당국이, MOU는 산업부가 담당한다.

정부 관계자는 “JFS가 먼저 나온 뒤 MOU가 체결되면 미국의 관세 인하 조치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나올 것”이라며 “이번주 내에 관련 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MOU는 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간 서명이 이뤄져야 하지만, 비대면으로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당국은 미 상무부와 항공기 부품,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천연자원 수출과 관련된 무관세 조치에 대해서도 조율 중이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항공기 부품, 제네릭 의약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한 반도체와 관련해선 어느 정도 협의가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이날 대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협상 자체가 기울어진 정도를 약간 해소하는 데 그쳤다”며 “개운하지 않고 씁쓸함이 남아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소중한 3500억달러 투자 프로젝트 선정과 집행 과정에서 국익 우선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훈/하지은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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