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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최저임금 인상 논란…"금융사 대졸 초봉 수준"

입력 2025-11-04 17:37   수정 2025-11-10 16:11


영국 정부가 최저임금을 금융사 등 전문직 대졸자 초봉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해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이달 말 발표할 재정계획 및 예산안에 만 21세 이상 근로자 최저임금을 시간당 12.7파운드(약 2만3900원)로 기존보다 4% 올리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최저시급은 저임금위원회에서 정한 권고안을 정부가 검토해 예산안에 명시하고, 의회에서 예산안을 의결해 확정한다.

최저시급이 이렇게 인상되면 주 40시간 일하는 근로자 연봉은 2만5376∼2만6416파운드(약 4770만∼4965만원)가 된다. 영국 학생고용연구소에 따르면 금융, 전문 서비스 분야 대졸자 연봉은 최저 2만5726파운드(약 4835만원), 중간 수준 3만3000파운드(약 6202만원), 최고 수준 6만5000파운드(약 1억2217만원)다.

현지 법조계 채용 정보 사이트 ‘챔버스 스튜던트’에 따르면 올해 일부 중소 로펌의 대졸자 초봉은 최저시급 12.70파운드로 계산한 연봉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관련 업계 임원은 최저임금이 대졸자 초봉 수준에 이르면 고용·인사 관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 금융기관 대표는 FT에 “젊은이들이 똑같은 돈을 벌게 된다면 뭐 하러 4만5000파운드씩 학자금 대출을 받으며 공부하겠느냐”고 말했다.

브렛 딕슨 잉글랜드·웨일스법률협회 부회장도 “소규모 로펌에 입사한 새내기 변호사가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 수준이라면 대졸자가 법조계 진입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임원은 신입 직원 임금이 최저시급보다 낮아지지 않도록 장시간 업무를 하지 못하게 하거나 비급여 복지 제도를 재점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규제당국은 금융·회계업계에 신입 직원 초봉 인상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위직 급여가 오르는 동안 낮은 직급의 급여는 정체됐다고 FT는 지적했다.

한 상장사 회장은 “최저임금이 더 오른다면 국민보험료 고용주 부담금 인상 등 기존 부담에 더해져 젊은 신입 직원 채용이 ‘고위험 사업’이 될 판”이라고 주장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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