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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 좌파'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포퓰리즘' 시험대

입력 2025-11-05 14:57   수정 2025-11-05 15:12


“오랫동안 뉴욕시의 노동자들은 부유하고 권력 있는 사람들에게 “권력은 당신들의 손에 있지 않다”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오늘 밤, 모든 역경을 넘어 우리는 그것(권력)을 붙잡았습니다.”

미국 민주당에서도 급진 좌파로 분류되는 조란 맘다니 뉴욕주 의원은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장으로 당선이 확정되면서 브루클린 파라마운트 공연장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이처럼 외쳤다. 맘다니는 인도계 무슬림으로 뉴욕 시장에 무슬림이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맘다니는 임대료 동결을 비롯해 무상 버스, 최저임금 인상 등 급진적인 서민 정책을 공약으로 표심을 공략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그의 공약을 포퓰리즘적이라 비판하며 실행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뉴욕시민 생활고 공략

6월 뉴욕시장 예비선거에서 거물 정치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꺾는 정치적 이변을 일으키며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80% 개표 기준 민주당 맘다니 의원이 50.6%,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전 주지사가 41.2%를 득표했다.

뉴욕시는 미국에서도 진보색이 짙은 지역으로 민주당 후보로 뽑히면 시장에 당선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6월부터 맘다니의 공약은 미국 전역의 주목을 받았다.

맘다니는 특히 살인적인 물가에 시달리는 뉴요커의 생활고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임대료 동결을 비롯해 무상 버스, 최저임금 인상, 지역안전부 신설, 무상 보육, 시립 식료품점 신설, 저소득 주택 20만 가구 건설, 대기업·부유층 과세 등이다.

이로 인해 20~30대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Z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적극 활용했다. 이번 선거에서 뉴욕시장 선거 투표 참여자 수가 200만명에 달하면 1969년 이후 최다를 기록한 것도 젊은 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낸 영향이다.

다만 맘다니의 공약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주요 공약 상당 부분이 주 정부의 지원을 받거나 빚을 내야 하는 것들이어서다. 맘다니는 임대료 동결과 아파트 추가 공급을 위해 700억달러를 차입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뉴욕시의 채무 한도보다 300억달러나 많아 차입을 위해선 주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무상 버스 계획을 실천하려면 연간 약 7억달러가 필요하다. 뉴욕시 혹은 뉴욕주 대중교통청(MTA)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둘 다 재정이 좋지 않다. 법인세율 인상 공약 또한 뉴욕시의 주요 기업들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험대 오른 민주당

맘다니의 당선으로 미국 민주당 전체가 앞으로 정책 및 정치색의 방향성을 두고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 저변을 넓히기 위해선 중도층의 표심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맘다니의 급진적인 정치색은 오히려 중도층으로부터 외면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민 민주당 내부에서도 맘다니를 둘러싸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했는지를 묻는 말에 대해 분명하게 답변하지 않았다. 슈머 원내대표는 “투표했고, 차기 뉴욕 시장과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맘다니 후보의 부상이 오하이오 등 경합 주에서 진행되는 선거에서 민주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민주당, 선거 싹쓸이

이날 뉴욕시 뿐 아니라 버지니아,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모두 승리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번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서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을 알 수 있는 풍향계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민주당 후보인 에비게일 스팬버거 전 연방 하원의원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윈섬 얼-시어스 부지사를 이겼다고 보도했다. 득표율은 82% 개표 기준 스팬버거 전 의원 56.2%, 얼-시어스 부지사 43.6%다.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마이키 셰릴 연방 하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의 잭 치타렐리 전 뉴저지주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71% 개표 기준 셰릴 의원이 56.5%, 치타렐리 전 의원이 42.9%를 득표했다.

이번 결과로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11월에 중간 선거 승리를 위해 더욱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 선거에선 연방 상·하원 의원을 선출하는데 트럼프 2기 후반부 국정 운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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