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P 캐들렉 미국 국방부(전쟁부) 핵억제·생화학 방어 담당 차관보 지명자는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4일(현지시간) 제출한 답변서에서 “중국의 핵 전력 증강 속도가 미국의 예상 수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는 이 답변서에서 “중국의 불투명하고 급속한 핵 전력 증강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의 중요한 이익 침해를 어떻게 억제하고 격퇴할 것인지에 대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사고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또 미국의 핵 억지력이 “적대국과 동맹국 모두에 매우 신뢰할 만한 수준”이라면서도 “미국이 전략급 이하의 지역 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에 대비해 신뢰할만한 핵 대응 옵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5년간 매우 빠르게 핵무기의 양과 질을 늘려왔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중국은 약 6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300개에서 불과 5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매해 100개씩 늘려서 2030년에는 1000개 이상, 2035년에는 1500개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계기관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의 핵탄두 5000여개(해체 예정 포함)에 비하면 적지만, 300기 수준일 때와는 위상 차이가 크다.
중국은 공공연히 핵 능력 확대 계획을 드러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당대회 보고에서 “강력한 전략적 억제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을 때 이는 주로 핵무력을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달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승인된 ‘제15차 5개년 계획기간(2026∼2030년)’에는 명시적으로 전략적 억제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핵 능력을 키우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신장 위구르 지역에 있는 로프 누르 핵실험장을 확장하며 지하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자국과 동맹국에 대한 적의 공격을 억제하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선제 공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대신 핵 공격을 받은 후 보복 차원의 핵무기 공격 능력인 2차 타격 능력 확보에 치중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 간 핵 군축 협상(뉴스타트 협정)에 중국도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핵전력 차이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지난 8월엔 중국 외교부가 “중국과 미국의 핵전력은 같은 수준이 아니다”고 했다.
중국의 핵전력 증강은 미국이 중국과의 체제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목표로 하는 대신 적정 수준에서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실험 재개를 언급한 지난 2일 CBS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중국과 잘 지내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제압하기보다는 협력함으로써 우리는 더 크고 우수하고 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DC의 랜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두 나라 사이의 긴장이 군사적 충돌과 경제 전쟁, 정치 전복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대한 절대적인 승리를 추구하는 대신 중국 공산당(CCP)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가까운 미래에 현상을 크게 바꿀 의도가 없다는 상호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상은/베이징=김은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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