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러시아의 위성 감시망을 정조준한 ‘우주 전자전’ 무기체계를 본격 가동한다. 우주 공간을 전장으로 규정하고, 정보 주도권을 선제적으로 장악하려는 전략적 신호로 해석된다.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미국이 중·러의 정보·감시·정찰(ISR) 위성을 일시적으로 교란할 수 있는 신형 무기 2종을 곧 실전 배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 우주군은 ‘메도랜즈’(사진)와 ‘원격 모듈식 터미널’로 명명한 두 가지 신무기를 전 세계에 분산 배치할 계획이다. 미국 방위산업체 L3해리스가 개발했다. 우주작전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회계연도 내에 투입될 예정이다.
방산업체 노스스트랫과 CACI인터내셔널이 만든 원격 모듈식 터미널은 현재 해외에 배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작전사령부는 이 무기가 시험을 거치며 실제 작전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제한적 초기 운용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메도랜즈 32기와 원격 모듈식 터미널 24기를 각각 구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미 우주군은 교란 작전 조율을 위한 ‘우주 전자기 전술 작전센터’를 설립하고 있다. 이 센터는 감시 시스템 ‘바운티헌터’를 활용해 전자파간섭(EMI) 공격 여부와 적성국의 우주선 위치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는다.
미국의 이 같은 신무기 배치 계획은 우주 활동을 통한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우주군의 ‘우주 위협 팩트시트’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중국은 인공위성 약 1200기를 궤도에 두고 있다. 이 중 최소 510기가 광학·다중분광·레이더·주파수 센서를 갖춘 ISR 위성으로 추정된다. 이런 위성들은 미국 항공모함 전단과 원정군을 탐지할 수 있다.
러시아는 위성을 무력화하고 전체 통신망을 방해할 수 있는 고고도 전자파(EMP) 성능을 가진 핵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미국은 판단하고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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