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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문제는 '짐'이 아닌 '미래 전략의 나침반'이다"

입력 2025-11-07 09:17   수정 2025-11-07 09:18



2024년 12월 23일. 대한민국은 전체 인구 중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렇게 얘기를 시작하면 저출산 대책의 시급성 혹은 무용함, 축소사회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 인구학자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거꾸로 “인구를 정책이 아니라 전략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 교수와 고우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박사가 함께 쓴 <인구와 부>는 인구를 ‘짐’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자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다. 두 저자는 50대, 30대 인구학자다. 조 교수는 책머리에서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미래를 바라보고 함께 걷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저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책이 말하는 ‘부(wealth)’란 돈과 자산을 넘어 신뢰와 연대 같은 사회적 자본, 다음 세대를 위한 기회의 가능성까지 포괄한다. 책은 “인구란 불확실한 국면에서 오늘의 ‘선택’을 돕는 프레임이며, 전략의 나침반”이라고 강조한다.

“정책은 대체로 ‘출산율을 높인다, 인구를 늘린다’처럼 숫자를 되돌리려는 목표에 갇히기 쉽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개인에게 책임과 죄책감이 전가될 뿐, 실질적인 변화 동력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반면 전략으로 접근할 때 인구는 해결해야 할 짐이 아니라, 사회와 기업이 더 나은 선택을 만들 수 있는 자원이 됩니다. 즉 이 책은 인구를 ‘조절’의 대상이 아닌 ‘활용’의 대상, 사회의 공동 역량을 확장하고 부로 전환할 수 있는 도구로 제안합니다.”

구체적으로 무엇부터 해야 할까. 책은 먼저 ‘인구변동 대응 지체 현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사회와 인구는 빠르게 변하는데 통계청이 5년 주기로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하다 보니 이를 토대로 한 학생 수 예측, 미래 교사 수급 계획 등이 모두 현실과 동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인구는 빠르게 바뀌는데, 그에 맞춰 미래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체계가 없거나 작동하지 않는다. 그것이 진짜 문제다.”

개인의 대응 전략도 제시한다. 책은 "우리나라 후속 세대들이 글로벌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활약할 수 있도록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며 "인구를 바라보는 틀을 '축소'가 아니라 '확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야를 넓혀 세계를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유학을 가라는 수준의 조언이 아니다. 저자들은 "선진국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어도 평생 파리에서만 살아가면 그 역시 로컬에 머무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한국을 포함해 어디에서 살고 있든 삶이나 진로를 바라보는 관점을 하나의 국가에 가두지 말라는 조언이다.

조 교수 본인 저서를 포함해 인구 문제를 진단하는 책은 적지 않다. 이 책의 차별점은 여러 강연 등에서 받았던 질문에 답하며 실질적으로 인구 통계를 다루는 법을 안내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장래 김치 수요를 분석하기 위해 1인가구 증가 통계, 세대별 유자녀 가구 추이 등을 활용해 '집에서 담근 김치를 먹던 세대가 상품 김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게 하는 것'과 '김치를 덜 먹어온 밀레니얼과 Z세대가 김치 소비를 완전히 끊어버리지 않도록 새로운 소비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 과제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이 같은 분석 과정을 책을 통해 중계해 업무와 은퇴 설계에서 인구 통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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