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자들은 때때로 스포츠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미국의 풋볼 코치 출신 빌 캠벨은 ‘실리콘밸리의 코치’로 불렸습니다. 그는 스티브 잡스와 구글의 에릭 슈밋, 제프 베이조스 등의 경영 코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과거 김인식 감독이 기업인들 대상 단골 강사였습니다. 개성 강한 프로 선수들을 원팀으로 만든 경험이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영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2025년 프로야구가 막을 내렸습니다. LG 트윈스가 우승했습니다. 팬들조차 기대하지 않았던 기대 이상의 성과였습니다. LG 트윈스를 통해 강팀의 조건을 살펴봤습니다.
“슈퍼스타보다 원팀.”
올해 LG에는 슈퍼스타가 없었습니다. 최고의 투수는 한화에, 포수는 두산에, 3루수는 키움에 있습니다.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뽑아 골든 글러브 후보에 LG 선수는 2루수 신민재, 단 1명에 불과합니다. 슈퍼스타 없이 우승했다는 것은 팀워크의 승리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근성, 팀워크, 노력으로 뭉쳐진 이런 팀을 미국에서는 ‘블루칼라 팀’으로 부릅니다.
이런 팀워크를 가능케 한 것은 조화입니다. 주장 박해민과 팀의 리더 김현수는 다른 팀에서 온 이적 선수지만 헌신으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다른 주전 선수들은 LG가 직접 키워냈습니다. 야수 홍창기, 신민재, 문성주, 문보경, 구본혁과 투수 송승기는 프로 입단 때 무명에 가까웠습니다. 타 구단에서 방출된 40세 투수 김진성은 올해도 수호신 역할을 했습니다. LG는 다양한 이력이 모인 팀이었지만 그 다양성을 조화의 문화로 바꾼 것입니다. 스타 중심 조직보다 시스템 중심 조직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줬습니다.
“믿음보다 데이터.”
주전 선수를 선발할 때 실력 외에 다른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일부 구단은 선수 기용에서 감독의 믿음(?)과 구단주의 입김이 작용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야구단만 그렇겠습니까. 많은 직장에서 상사와의 관계, 사내 정치로 실력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실력 중심의 팀 구성은 염경엽 감독의 데이터 야구와 관련 있습니다. 야구는 데이터 스포츠입니다. 염 감독은 국내에서 데이터를 가장 중시하는 감독입니다. 데이터가 말을 하면 믿음이나 호불호가 작용할 공간은 사라집니다. 게임의 흐름을 바꾸는 투수 교체, 대타 기용 등의 타이밍도 철저히 데이터에 기초했습니다. 구원투수 방어율 1위, 대타 성공률 2위라는 성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데이터 중심주의는 기업에서는 공정한 인사의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한 번의 승리보다 선수 보호가 먼저.”
프로야구는 한 시즌에 144게임을 합니다. 올해는 무척 더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투수들은 특별한 보호가 필요합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을 혹사시키지 않았습니다. 한 게임 승리가 필요하다고 잘 던지는 선발투수, 구원투수를 무리하게 쓰지 않았습니다. 2위 한화 감독과의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코리안시리즈 4차전에서 3-1로 추격을 시작했지만 승리조를 내지 않았습니다. 3일 연속 투구를 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습니다. 아껴둔 승리조 투수들은 결국 5차전에 등판해 우승을 확정 지었습니다. 한 번의 성과보다 지속가능성과 회복 및 성장의 리듬을 존중할 때 팀은 더 높은 곳을 향할 수 있습니다.
“꾸준한 노력, 나에 대한 이해, 그리고 특별함.”
염 감독이 LG 감독으로 부임해 선수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세 가지를 당부했습니다. 첫 번째는 노력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노력이다. 하루 많이 하는 게 아니라 365일, 평생 노력해야 한다.” 그는 이 꾸준함을 팀에도 적용해 3년간 2번의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다음은 나에 대한 이해였습니다. “야구를 이해하고 고민하고 생각해라. 나만의 특별함을 알고 그 특별함으로 승부해야 한다.” 꾸준함의 목표는 나만의 장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자신의 폼을 바꾸지 마라. 장점을 살리고 기본을 채워나가라”고 했습니다. 정규리그, 가을야구 기간 내내 LG의 수비는 강했습니다. 기본기가 드러나는 수비, 디테일에서 앞선 것이 1위의 비결입니다.
“스타보다 시스템, 믿음보다 데이터, 성과보다 사람.”
LG 우승의 요체입니다. 이는 오늘의 리더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의 조직은 무엇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감(感)인가, 데이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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