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 ENM이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17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드라마 ‘폭군의 셰프’ 등 기대작들이 흥행하는 등 콘텐츠 성과가 두드러졌지만, 전방위적 경기 하락에 따른 광고시장 침체가 지속되며 유의미한 실적개선을 이끌지는 못했다.
CJ ENM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245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8%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이종화 CJ ENM 경영지원실장은 이날 오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콘텐츠와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사적인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어쩔수가없다’ 효과…영화·드라마 흑자전환
영화·드라마 부문 성과가 두드러졌다. 매출액은 37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8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 9월 개봉해 국내 관객 292만 명을 기록 중인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극장 매출과 해외 수출성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선판매되며 CJ ENM이 역대 배급한 한국영화 중 최고 해외 판매 성적을 올렸다. 올 초 9337억 원을 들여 인수한 글로벌 제작사 피프스시즌의 시리즈 ‘세브란스: 단절’이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여우주연상 등 8개 부문을 휩쓰는 등 투자 기대치도 충족했다는 평가다.
CJ ENM의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1.1% 늘어난 1365억원, 영업이익은 10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음악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1973억 원, 20.8% 감소한 19억 원을 기록했다. 일본에서 운영하는 산하 레이블 라포네 엔터테인먼트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K팝콘텐츠플랫폼 ‘엠넷플러스(Mnet Plus)’와 신규 아티스트 투자 확대로 수익성이 둔화한 영향이다. 커머스 부문은 뷰티 등 고마진 포트폴리오 판매 강화, 인플루언서 협업 집중 등의 전략이 맞아떨어지며 전년 대비 6.5% 증가한 3557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7.5% 증가한 126억 원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벌어진 콘텐츠-광고매출 간극 어떻게?
문제는 미디어플랫폼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줄어든 3198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108억 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도 3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광고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인데, 시청률 등 콘텐츠 화제성이 높은데도 광고매출이 따라붙지 않는 점이 고민거리다. 대체로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일수록 광고매출도 높아지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CJ ENM에 따르면 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tvN에서 17.1%로 올해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고, 넷플릭스에서도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권)에서 2주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높은 화제성을 낳았다.
박상혁 CJ ENM 미디어사업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체 방송·광고시장 규모가 20% 감소했다”면서 “방송광고 판매가 최근 선판매 등으로 이뤄지는 방식이라 콘텐츠 성과에 비해 광고매출이 후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4분기나 내년 초에 (3분기) 콘텐츠 호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 바라보는 CJ ENM의 4분기 전망은 나쁘지 않다. 티빙이 글로벌 ‘OTT 공룡’인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의 HBO Max, 디즈니+재팬과 파트너십을 맺고 브랜드관을 여는 방식으로 동남아와 일본에 본격 진출하기 때문이다. 현지 시장 진입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데다, 콘텐츠 판매에 대한 최소 개런티에 더해 티빙 콘텐츠로 추가 가입자를 유치할 경우 보너스가 따라붙는 구조라 수익성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진영 CJ ENM 재무담당은 “티빙은 통합OTT 시너지 확대를 위한 구조적 기반을 구축 중”이라며 “‘친애하는 X’ 등 오리지널 흥행작으로 가입자 수를 확대하고 HBO Max, 디즈니+를 통한 글로벌 사업확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유승목 기자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