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뇌 질환 연구 기반 조성 연구사업’을 통해 치매 발병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적 요인(SORL1, APCDD1, DRC7 등)을 대거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은 다양한 유전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 발병한다는 ‘누적 효과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한국인 치매 환자들의 모든 유전 정보를 의미하는 전장 유전체, 아밀로이드 양전자단층촬영(PET) 뇌 영상 자료를 분석했다.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쳐 형성된 침착물을 뜻한다. 분석 결과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의 세포 내 수송과 분해를 조절하는 SORL1 유전자가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을 억제하는 핵심 인자임을 밝혀냈다. 질병의 조기 예측과 정밀의학 기반의 치료 표적 발굴에 새로운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또한 연구진은 여러 유전변이가 동시에 존재하면 위험이 누적돼 치매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을 확인하고 이를 누적 효과 모델로 규정했다. 이는 개인의 유전적 조합에 기반한 발병 예측과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최근 두 편이 연속으로 게재됐다. 한국인 코호트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 예방·치료 기술 개발에 기여한 연구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 5700만 명 이상이 고통받는 대표적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연구를 주도한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임상 진단 중심의 기존 연구에서 벗어나 병리적 바이오마커와 유전체 정보를 결합해 알츠하이머병의 생물학적 기전을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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