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치러진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34세 진보 정치인 조란 맘다니가 당선되자 월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가 법인세율과 최저임금을 올리고 고소득자에게 추가 과세하는 등 월가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부유층을 위협하는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워서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맘다니가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확실해지자 뉴욕 상류층에 패배감이 감돌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월가 금융회사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AQR캐피털의 억만장자 클리프 애즈니스는 영화 ‘혹성탈출’에서 주인공을 맡은 찰턴 헤스턴이 해변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이 미친놈들아. 다 망쳐놨어”라고 외치는 장면을 X에 올렸다. 암호화폐 투자자이자 인플루언서인 앤서니 폼플리아노는 “사회주의자가 뉴욕시장에 당선된 건 미친 짓”이라고 언급했다. 또 WSJ는 “뉴욕 금융계 고위 인사들이 다른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이제 결과를 받아들이고 맘다니와 협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미 일부 기업이 탈출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데이비드 모디아노 탈레스캐피털 전무는 “세금 인상과 범죄 증가 가능성이 걱정된다”며 “이사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사모펀드사 임원은 “차기 시장 정책이 자사 사업에 미칠 재정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수치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이미 댈러스, 내슈빌, 플로리다주 탬파,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같은 도시로 인력을 이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맘다니 당선으로 이 같은 계획이 더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일부는 새 시장과 협력하겠다며 발 빠르게 관계 개선에 나섰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은 미시간주지사 출마를 위해 시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인 마이클 더건 디트로이트시장과 함께 이날 CNN에 출연해 “그(맘다니)가 시장(더건)에게 전화하길 바란다”며 “그게 (뭔가를) 배우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법조인 출신인 더건은 2014년부터 디트로이트시장을 맡아오고 있다. 민주당 내 온건주의자로 분류되던 그는 쇠락한 디트로이트에 대기업 투자를 유치하고 도시 재정을 재정비했다. JP모간은 한때 미국 내 자동차 제조업의 중심지였다가 쇠락한 디트로이트가 극심한 곤궁에 처했을 때 이 도시에 투자했다. 다이먼 회장이 맘다니도 뉴욕시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현실성 있는 정책을 펼치라는 뜻에서 한 말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어떤 시장이든 어떤 주지사든 도울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털매니지먼트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빌 애크먼도 한때 맘다니를 낙선시키기 위해 선거 자금 200만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하지만 맘다니가 당선되자 X에 “내가 뉴욕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을 하면 되는지 알려달라”며 입장을 바꿨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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