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1450원을 돌파했다. 미국의 고용 부진 우려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진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5일째 이어지며 원화 약세 흐름을 부추겼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9원20전 오른 1456원9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 대비 40전 높은 1448원10전으로 출발한 뒤 오름폭을 키웠다. 야간 장에선 밤 11시40분께 1460원을 돌파했다. 이날 주간 종가 수준은 미·중 갈등이 격해진 지난 4월 9일(1484원10전) 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미국의 고용 컨설팅 기업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는 6일(현지시간) 미국 기업의 감원 인원이 지난달 15만3074명을 기록해 10월 기준으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다. 미국 경기 악화 우려가 나오면서 위험자산인 원화가 큰 타격을 입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4791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코스피지수가 72.69포인트(1.81%) 하락한 3953.76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를 쓸어 담던 외국인은 지난 3일부터 차익 실현에 나서 5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AI 거품론 우려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져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약세 흐름을 되돌릴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보고 있다. 서학개미와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증가 등 구조적 원화 약세 요인이 계속되는 데다 연 200억달러 대미 투자에 따른 수급 부담이 겹쳐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대미 현금 투자를 연간 200억달러로 제한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외환보유액 복원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원화 가치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셧다운이 장기화하면서 강달러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440원이 뚫려 시장의 기대가 원화 약세로 기울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148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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