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행사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일 경북 경주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거대한 ESG 경영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APEC 공식 가구 협찬사인 코아스가 이번 회의 기간 경북 산불 피해목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가구 17종, 142점을 행사장 곳곳에 배치한 게 본보기다. SK이노베이션은 셔틀버스 20대를 수소버스로 지원했으며, 한국동서발전과 수협은행 등은 APEC과 연계해 ESG 사내 행사도 진행했다.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부대행사로 열린 ‘APEC 유통 퓨처테크포럼’에서는 인공지능(AI) 전환뿐 아니라 친환경, 표준협력을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 유통 생태계 구축을 약속하는 ‘경주선언’을 채택했다.
공적인 성격을 띠는 국제 행사만 ESG를 중시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은 역설적으로 ‘인쇄 자료 최소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은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출판 박람회다. 각국 출판인이 몰려드는 저작권 거래 시장이자 독자들에게 책을 홍보하는 전시장이다. 지난달 15일부터 닷새간 이어진 올해 도서전엔 131개국에서 23만8000명이 참가했다.
이런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은 올해 출판의 핵심인 종이 대신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도 정보를 제공했다. 생수병 폐기물을 줄이려 중앙광장에 식수대를 설치했다. 입장권을 사면 대중교통 무료 이용 혜택을 주는 등 탄소 저감을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자원 재활용 업체와 협업해 참가사 간판을 재활용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폐기물 재활용률 90%를 달성했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도서전이 개최된 장소는 메세 프랑크푸르트로, 과거 IAA 모터쇼가 열리던 세계 최대 규모 전시장이다. 이곳은 2010년부터 100% 친환경 전기를 사용한다고 홍보 중이다.
레오 14세 교황의 첫 방한 행사로 종교계가 주목하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는 올해부터 나무 심기 행사를 시작했다. 전 세계 청년들이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모일 것을 고려해 미리 그만큼 탄소를 저감하겠다는 의지다. 행사 기간엔 기후위기와 환경 보전을 위한 청년 심포지엄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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