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의 첫 번째 자산 전략은 ‘환율’이었다. 2021년 당시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를 기록했다. PB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장기화하는 동안 금리는 낮게 유지되겠지만, 향후 긴축으로 전환하면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며 달러 자산을 유지할 것을 권했다.
A씨는 이에 따라 매각대금 중 80%를 달러로 보유하고, 나머지 20%는 원화로 환전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말 환율이 1400원대까지 상승하면서 A씨는 3년간 약 30%의 환차익을 거뒀다. 단순한 환율 전략이지만, 자산 포트폴리오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린 결정적 요인이 됐다.
거액 자산을 처음 운용하는 A씨에게 PB는 ‘안정 속 효율’을 제시했다. 달러 자산의 80%는 미국 단기국채, 나머지 20%는 월 지급식 고금리 주가연계증권(ELS)과 코코본드(조건부 전환사채)로 구성했다. 스타트업 엑시트(투자 회수)를 통해 갑작스럽게 자산을 보유한 고객일수록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리가 2021년 하반기 이후 오르면서 주식시장은 조정받았다. 하지만 A씨 자산은 견고했다. 단기국채와 코코본드에서 발생한 안정적 이자 수익으로 글로벌 기술주 펀드를 분할 매수해 장기 성장성에 대비했다.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자 단기채권 일부를 미국 중장기채권으로 교체하며 듀레이션(채권의 금리 민감도)을 확대했다. 동시에 S&P500 상장지수펀드(ETF)를 추가 편입해 금리 하락과 주가 반등에 대비했다. 결과적으로 A씨의 포트폴리오는 목표 대비 40~50%의 초과 성과를 기록했다.
A씨의 자산 운용이 돋보인 또 다른 이유는 세금 구조를 활용한 투자 방식이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의 최고세율자는 정기예금 이자소득에 대해 최대 49.5%의 세율이 적용된다. 세후 수익률이 예금금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이 경우 금리 상승기에 채권을 매입하면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지만, 만기가 짧은 채권을 저가에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자본차익은 비과세되기 때문이다.
A씨는 실제로 금리 급등기에 저금리로 발행된 미국 단기국채를 매입했다. 표면금리는 연 3~4%에 불과했지만, 절세 효과를 감안하면 정기예금 이자율 연 6~8%에 해당하는 실질 이익을 거뒀다. 단순히 금리를 좇기보다 세후 수익률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A씨의 포트폴리오 핵심은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이다. 금리·환율 변화에 따라 단기채와 중장기채 비중을 조정하고, 기술주·ETF 등 위험자산은 단계적으로 편입했다. 단기 차익보다 안정성과 세후 수익률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이숙남 하나은행 클럽원 강남파이낸스PB센터 골드 PB는 “스타트업 창업자나 IT 임원 등 영앤리치 고객은 부를 빠르게 얻는 만큼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며 “안전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라도 절세, 환율 등 다양한 전략으로 시장금리를 웃도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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