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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40조원 AI·로봇 굴기에도…경제회복 전망 '먹구름'

입력 2025-11-09 17:37   수정 2025-11-10 01:49


중국이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등에 연간 최대 140조원을 쏟아붓지만 장기 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년 넘게 위축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못하는 데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내수 부진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막대한 첨단기술 투자가 내수 공백을 메우지 못해 중국 경제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첨단기술, 부동산 대체 역부족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10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2.1% 하락했다. 중국 PPI는 2022년 10월부터 3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0.2% 상승했지만 연중 최대 연휴인 국경절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미국과 벌이는 관세 전쟁 영향을 받는 일부 생활용품 및 서비스가 지난달 CPI 상승을 주도했지만 달걀(-11.6%) 축산류(-7.4%) 돼지고기(-16.0%) 채소(-7.3%) 과일(-2.0%) 곡물(-0.7%) 등 필수 식품은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CPI 상승률은 2023년 2월 이후 0%대 안팎에 그친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이 ‘기술 굴기’를 과시하지만 경제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우려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중국의 AI 부문 자본 지출이 6000억~7000억위안(약 14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기술 자립도와 생산성을 높여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선 고정자산 투자가 줄고 소매판매 증가율이 둔화해 내수 위축이 장기화하고 있다. 중국 최대 은행 차이나머천트은행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고객 소비가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고 있고, 중국 상위 30개 기업 중 25곳이 가격 전쟁에 휘말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로디움그룹은 중국 정부가 첨단기술에 쏟는 투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0%도 안 돼 쪼그라들고 있는 부동산 부문을 대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과감한 재정 지출 필요”
내수 활성화를 주도해야 할 지방정부의 재정 여력도 바닥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정부 법정 부채와 그림자 부채(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채)를 합친 총부채 잔액은 92조6000억위안이다. 최근 4년 새 두 배가량 증가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정치 목적 사업이나 프로젝트에 투입된 지방정부 부채가 자금시장 충격에 취약하다고 경고한다. 실제 지방정부는 줄어든 토지 매각 수입에 부진한 세수로 재정 압박을 받자 의료, 사회복지, 인프라 투자에 손을 놓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내세워도 실질적 개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수 부진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소극적인 태도에 따라 중국 내부 문제를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심각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오히려 기술 성장을 우선시하면서 향후에도 부동산 시장과 내수 활성화보다 기술 개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에 따라 추가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지정학적 관점에서 중국 정부는 기술 개발을 더욱 시급한 우선순위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지원 등을 강화할 가능성이 낮다”며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중국은 인구와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어 향후 주택 수요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일자리와 소득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주택 구매자 심리가 살아나는 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올해 부동산 매매가 8% 감소하고 내년에도 최소 6%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골드만삭스가 중국 70대 도시의 공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신규 주택 가격 평균은 전월 대비 2.7% 내려갔다. 8월(2.1%)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중고 주택은 올 들어 최대 20% 급락했다.

마이클 스펜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훙차오 국제경제포럼에서 “중국에 신뢰 회복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관세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경제계의 한 소식통은 “중국 가계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돼 시장 둔화는 소비에 직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경제 구조가 전환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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