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상징적 명소 중 하나인 남산 서울타워가 외국인 관광객과 연인들의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케데헌 방영 이후 외국인 팬들의 ‘성지순례’가 이어지면서 내부 표지판과 벽면은 물론 남산공원 보행로 곳곳에 낙서가 번지고 있다.
남산 서울타워는 한때 연인들이 자물쇠를 걸고 이름을 새기며 사랑을 약속하던 곳이었는데 최근에는 자물쇠 대신 벽면이나 난간에 낙서를 남기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남산에 가면 꼭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여행 후기가 퍼지면서 낙서가 확산했다.
전망대 인근 자물쇠 존은 더 심각하다. 금속 펜스에는 자물쇠뿐 아니라 검정 매직으로 쓴 이름과 날짜가 빼곡했다. 낙서는 타워 내부 공간에도 퍼져 관람객 대기 의자와 안내 패널, 천장 조명등에도 작은 글씨로 이름과 방문 날짜를 남긴 흔적이 보였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가족과 함께 남산을 찾은 남모씨(51)는 “서울을 대표하는 곳인데 이렇게 낙서가 많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황모씨(33)는 “무작정 금지하기보다 이런 문화를 잘 살려서 낙서 전용 공간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남산 서울타워는 N서울타워가 운영하는 민간시설이다. 부지는 서울시 소유지만 건물과 상업시설은 민간이 관리한다. 이 때문에 낙서 제거와 청소 등에 시청과 구청이 적극 개입하지 않는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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