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따르면 3학년 대상 강의 ‘자연어 처리(NLP)와 챗GPT’를 맡은 교수는 지난달 29일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다수 발견됐다”며 “자수하는 학생은 중간고사 점수만 0점 처리하고, 발뺌하는 학생은 학칙대로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고 공지했다. 해당 수업은 자연어 처리와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를 가르친다. 수강생은 600명에 달한다.
사건은 지난달 15일 비대면으로 치러진 중간고사에서 비롯됐다. 담당 교수는 온라인 시험 플랫폼을 통해 객관식 문제를 풀도록 했으며, 수강생들에게 시험시간 내내 컴퓨터 화면과 손·얼굴이 나오는 영상을 찍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부 수강생이 촬영 각도를 조정해 사각지대를 만들거나, 컴퓨터 화면에 여러 프로그램을 겹쳐 띄우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교수는 지난달 29일 공지를 통해 “지금까지 확인된 부정행위로는 시험 문제를 캡처하는 행위, 주기적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다른 부분을 응시하는 행위, 화면의 창 및 프로그램이 계속 변하는 행위, 의도적으로 촬영 화면을 잘라 다른 프로그램을 안 보이게 띄워 놓는 행위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챗GPT 등 AI를 몰래 이용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수강생 A씨(25)는 “대부분 챗GPT를 사용해 시험을 치른다”며 “내 주변에서만 여럿이 사용한 것을 봤다”고 말했다.
담당 교수는 16명의 조교와 함께 제출된 영상을 전수 조사하고 의심되는 장면이 발견되면 해당 영상을 정밀 검토했다. 또 수강생들에게 “부정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자수하라”고 권고했다. 부정행위를 한 인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 수강생이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양심껏 투표해보자”는 투표 글을 올렸는데, 이날 기준 스스로 비수강생이라고 한 응답자를 제외한 387명 중 ‘커닝했다’가 211명, ‘직접 풀었다’가 176명이었다. 현재까지 약 40명의 수강생이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세대 측은 “경중에 따라 학교 차원의 징계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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