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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란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지난달 말은 미국 주식 시장에 매우 중요한 한 주였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만나 관세 합의를 벌였고,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렸다.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포트,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 실적 발표도 집중됐다.
관심이 쏠렸던 만큼 주식 시장은 영향을 소화하기에 바빴다. 그 사이 미국 주식 가격은 더욱 비싸졌지만, 주요 기업 실적은 고평가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큰 이벤트들이 지나고 나니 통화정책 불확실성,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장기화, 고용 우려 등 가려졌던 소음들이 동시에 시장을 누르고 있다.
지난달 1일 시작된 미국 정부 셧다운은 기존 최장 기록이었던 35일을 넘었다. 셧다운이 이렇게까지 장기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 셧다운은 현재 미국 정부가 원하는 연방 공무원 감원과 푸드스탬프(SNAP)를 비롯한 복지 지출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좋은 계기이자 명분이라서다.
올초 이후 지난 9월까지 미국은 정부 효율화 정책(DOGE)을 통해 연방 공무원 약 30만명을 해고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 준하는 규모다. 지난달 셧다운으로는 4000명 넘는 연방 공무원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정부의 경량화는 현 미국 행정부가 원하는 바다. 결코 정치적으로 편하다고 할 수 없지만, 오바마케어 연장 등 민주당의 핵심 요구사항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만큼 입장이 난처하지도 않은 것이다.
현재 상황을 볼 땐 셧다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수준 예산을 일단 연장하는 임시안든, 예산안 분리 통과든 양당은 결국 합의에 이르고 갈등을 봉합할 것이다. 양당간 대치가 지속될 수록 중도파의 합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은 시장의 투자 심리가 취약할 때 언제든 가벼운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지금 같은 이벤트 공백기에 유의가 필요한 이유다.
연말까지 또다른 중요한 증시 이슈가 있다.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최종 판결이다. 지난 5일 변론이 있었고, 상호관세의 정단성을 놓고 대법관들의 회의적인 의견이 우세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 정부는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나오면 ‘플랜 B’를 가동해 관세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무역법 제122조(심각한 국제수지 적자를 근거로 최대 15% 관세 부과), 무역확장법 제232조, 무역법 301조를 통한 품목 관세의 형태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전방위적으로 모든 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상호관세에 비해선 그 강도와 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다. 새 정책들을 시행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상호관세 위법 판결은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 심리를 다시 강화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은 단기적으로 관세 환급 이슈로 채권시장발 변동성이 다소간 높아질 수 있겠다.
미국 증시는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다. 그러나 흐름이 아예 가격 조정으로 바뀔 정도로 중대한 펀더멘털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다. 기업들의 이익 체력은 여전히 견고하고, 유동성을 비롯한 매크로(거시) 환경은 우호적이다. 하지만 당분간 시장이 상승하고자 하는 힘 보다 과열을 해소하려는 힘이 우위에 있을 것이다. 언제나 시장은 균형을 잃다가도 균형을 되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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