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며 4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3월 4200선을 돌파해 상승 기대로 투자에 뛰어들었던 '동학개미'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경기침체 우려와 환율 부담이 여전한 만큼 증시 변동성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코스피지수는 1.81% 하락한 3953.76에 장을 마쳤다. 최근 연고점(11월3일 4221.87) 대비 6.35% 급락한 수치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5거래일간 각각 7조1510억원, 1조6660억원어치 물량을 내던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 투자자가 9조124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미국 인공지능(AI) 거품론과 경기 둔화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456.9원까지 뛰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변동성 지수도 이날 4.18% 뛴 41.88에 마감했다. 최근 한 주 사이에 38%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지난 4월 조기대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지수는 단기 과열해소, 매물 소화 국면이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셧다운(shutdown·일시 업무 정지)과 연말 소비시즌 불확실성, 미국 소비·내수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1차적으로 코스피지수는 3600~3700선에서 지지력을 시험할 것"이라며 "오는 19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다음달 미국 금리인하 여부 결과 등을 확인한 뒤 방향성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미국 증시는 최근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S&P500지수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0.13%, 0.16% 올랐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21% 하락했다. AI 거품론에 역대 최저 수준인 소비심리 등으로 매도세가 나타났다. 다만 민주당이 임시 예산안의 타협안을 제시하면서 낙폭이 상당 부분 회복됐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0.3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의 53.6에서 3.3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2022년 6월 50.0 이후 최저치였다.
당분간 국내 증시 역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관점에서 대외적으로 오는 13일 발표될 미 10월 CPI 지표, 대내적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완화 움직임 등이 지수 움직임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에도 시장은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셧다운 해소, 긍정적인 AI 수요 전망 재확인 등 잠재적인 상방 재료들도 대기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역사상 최장기간 셧다운을 기록 중인만큼 공화당에서도 결국 타협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으로 형성되고 있어서다.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수급과 환율 향방이 중요하다"며 "지난주 과도하게 움직인 측면이 있는 만큼, 이번주에는 외국인 순매도 완화 및 환율 진정 등으로 지수가 소폭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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