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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은 미국 주식시장에 매우 중요한 한 주였다. 미·중 정상이 만나 관세 협상을 벌였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렸다.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포트,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의 실적 발표도 집중됐다.
큰 이벤트가 지나간 뒤 한동안 가려진 여러 ‘소음’이 증시에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 장기화가 그중 하나다. 셧다운은 미국 정부 관점에서 원하는 ‘연방 공무원 감원’과 ‘복지 지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기이자 구실이기도 하다. 지난달 셧다운 이후로 4000명 넘는 연방 공무원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지만, 셧다운을 빨리 끝내겠다고 민주당 요구를 전면 수용할 만큼 난처한 처지는 아니다. 결국 양당이 타협점을 찾겠지만, 이런 정치적 불확실성은 투자심리가 취약한 시점에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지금처럼 ‘이벤트 공백기’엔 더욱 유의해야 한다.
연내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또 다른 관심사는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최종 판결이다. 대법관 사이에서 상호관세의 정당성을 놓고 회의적인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상호관세가 위법 판결이 나온다면 미국 정부는 무역법 제122조 등에 기반해 제한적인 수준의 관세만 부과할 수 있다. 자산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 심리를 되살릴 수 있는 요인이다.
최근 미국 증시가 주춤했지만, 흐름을 바꿀 정도로 중대한 기초체력(펀더멘털) 변화는 없었다. 기업들의 이익은 여전히 견고하고, 유동성을 비롯한 거시 환경도 대체로 우호적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상승 동력보다 과열을 해소하려는 힘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언제나 한쪽으로 기울었다가, 다시 균형을 되찾으려고 한다.박혜란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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