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메타에 ‘매도’ 의견을 유지하는 유일한 애널리스트가 AI 투자 확대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경고했다. BNP파리바의 스테판 슬로빈스키는 “최근의 주가 조정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AI 인프라 지출이 메타의 장기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슬로빈스키는 2024년 5월 메타 분석을 시작한 이후 줄곧 ‘매도’ 등급을 유지해온 월가 유일의 비관론자다. 그는 메타가 AI 슈퍼인텔리전스랩스를 구축하며 설비투자뿐 아니라 운영비까지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이익률과 성장률이 동시에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타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향후 설비투자를 눈에 띄게 늘릴 계획을 밝히며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했다. 3분기 실적 이후 주가는 17% 급락했고,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올해 가장 부진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메타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6% 증가하며 AI 기반 광고 효율화 덕분에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 그러나 비용이 32% 늘어나 영업이익률은 42.7%에서 40.1%로 하락했다.
슬로빈스키는 AI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이 최근 실적발표에서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강조한 것과 달리, 메타는 AI 인프라와 인력 투자를 배가하며 내년 이후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슬로빈스키는 메타의 자금 조달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메타는 막대한 현금 보유고에도 불구하고 최근 회사채와 사모신용시장을 통해 AI 투자를 위한 수십억 달러를 새로 조달했다.
시장 컨센서스는 메타의 2025년 잉여현금흐름(FCF) 을 약 400억 달러로 예상하지만, 슬로빈스키는 실제 가용 현금이 8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처럼 현금흐름이 높은 기업이 굳이 부채를 활용하는 이유에 투자자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며 “AI 투자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그는 메타의 목표주가를 616달러에서 58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메타의 대규모 AI 지출은 후발주자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메타는 2021~2022년 메타버스 구축에 과도한 비용을 투입하면서 AI 투자에서 뒤처졌고, 그 사이 알파벳의 딥마인드는 10년 넘게 AI 연구를 선도해왔다.
또한 메타는 광고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탓에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AI를 직접 수익화하는 구글·아마존과 비교해 수익 회수 속도가 느리다. 자체 반도체 기술에서도 후발주자여서 AI 학습용 GPU 대부분을 엔비디아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점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슬로빈스키는 메타를 AI 경쟁의 패자로 보지는 않지만 위험 대비 보상이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마존,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를 ‘매수 우위’로, 알파벳은 ‘중립’으로 제시했다.
그는 “AI 투자가 광고 효율과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그 비용이 수익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나타나는 실적 둔화는 우리가 경고했던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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