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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의 비밀을 간직한 현악의 도시, 이탈리아 크레모나

입력 2025-11-13 15:55   수정 2025-11-13 15:56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85km 떨어진 크레모나. 500년 역사의 서양 현악기 제작 비밀을 간직한 곳이다. 마르칸토니오 인제네리,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아밀카레 폰키엘리,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아마티 가문과 과르네리 가문 같은 위대한 장인들이 이곳에서 세계 최고 현악기를 탄생시켰다. 아마티는 크레모나에서 현대 바이올린의 비례와 형태를 정립했고, 이후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에 의해 '명품 바이올린'이 완성됐다.

뛰어난 세 명의 바이올린 명장 덕분에 크레모나는 독창적이고 탁월한 현악기 제작 기술의 전통을 확립했다. 이들이 빚어낸 전통 방식의 바이올린 공예는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전 세계의 유산이 됐다.16세기부터 이어져 온 기술은 2025년까지도 건재하다. 이번에 덕수궁에 온 '베수비오'도 '메이드 인 크레모나'의 대표 악기다.



스트라디바리우스의 탄생지로 유명한 도시는 이제 세계 현악기의 수도를 자처하고 있다. '메이드 인 크레모나'는 세계 최고의 품질의 인증마크다. 크레모나에는 180여 개의 공방이 있다. 이곳의 현악 장인들은 여전히 한 땀 한 땀 나무를 갈고 다듬어 바이올린의 본체를 만들고 조각한다. 공방 견학이나 체험 프로그램도 많다. 500년 전 제작 방식을 고수하는 장인들 덕분에 전통의 도구와 제작법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공방의 장인들은 나무 선택, 바시니, 줄 공정의 과정을 몸소 보여준다. 현재 140여 명의 장인이 활동 중이다.

도시는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존재한다. 일명 '현악기 지구'다. 도시 곳곳의 공방에선 현악기 장인이 악기를 빚고 있고, 유서깊은 폰키엘리 극장에선 클래식 음악 공연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스타우퍼 아카데미와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시립 음악원에선 기악과 실내악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며, 크레모나 바이올린 박물관과 연구센터에서는 음향 연구가 한창이다.

특히 바이올린 박물관은 '현악기의 성지'로 불린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설계도과 악기 제작 도구 등이 한곳에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내 지오반니 아르베디홀에서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연주가 열린다. 또한 박물관 내 음향 연구소는 명기의 울림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공간이다.



파비아 대학의 '아그레디 비침습 진단 연구소'는 그중에서도 현악기 소리를 완성하는 재료가 무엇인지 파헤친다. 크레모나 국립 국제 현악기 제작학교는 이 시대의 현악기 장인을 양성하고 있다. 이 모든 기관의 중심에는 바이올린, 즉 현악기를 중심 축으로 한 유기적인 생태계가 있다.

안드레아 비르질리오 크레모나 시장은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크레모나에는 세계적인 현악기 제작학교가 있고, 그 유산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바이올린 박물관과 재단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며 “단순 바이올린의 도시를 넘어 예술과 교육, 연구의 중심지로 키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레모나에는 현악기 제작, 보존, 연구를 배우려는 유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단순한 실기 교육을 넘어 '크레모나'라는 도시의 문화에 몰입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비르질리오 시장은 “이곳을 찾는 학생들은 단지 현악기 제조나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음악과 예술이 일상에 스며든 삶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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