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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전초전 된 세운상가 논쟁 [취재수첩]

입력 2025-11-11 17:17  

서울 한복판, 종로구 종묘 앞 세운상가가 ‘정치의 무대’로 오르고 있다. 종묘를 마주한 세운4구역의 고층 건물 개발을 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국무총리까지 가세하면서 논쟁은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낙후된 세운상가 일대를 고밀도 복합공간으로 재탄생시켜 도심의 활력을 되찾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법원이 “문화재 주변 건설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의회의 조례 개정이 적법하다”며 서울시의 손을 들어주며 계획에 탄력이 붙었다. 주민들도 철거가 끝난 뒤 방치된 세운4구역을 보며 “종묘의 경관도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흉물처럼 남은 것은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세계유산인 종묘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종묘의 정전에서 바라보는 시야에 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1995년 유네스코 등재 당시 약속했던 경관 보존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유산영향평가조차 거치지 않은 서울시의 일방적 행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양쪽 의견 모두 일리가 있다. 문제는 이 논의가 이제 도시와 문화의 균형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정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국가유산청장에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개토론을 하자”고 맞받아치는 과정에서 세운상가 개발은 지방선거를 앞둔 전초전으로 변질되고 있다.

도시계획은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세운상가 일대는 서울 도심의 산업·상업·주거 기능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곳이다. 역사와 경관을 지키면서도 낙후된 지역의 경제를 살릴 방법은 없을까 숙고해야 한다. 찬성과 반대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데이터와 시민 의견 수렴 등에 기반한 종합적 논의가 필요하다.

서울시는 법적 기준을 근거로 들지만, 문화유산 보존은 법조문만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정부도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 아래 도시의 발전을 일방적으로 막아선 안 된다. 도시를 살아가고 있는 시민과 상인들을 고려해야 한다.

도시는 과거의 기억 위에 미래를 세우는 공간이다. 종묘가 상징하는 전통과 새로운 도시공간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어느 한쪽의 논리가 완전히 옳거나 틀린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조화롭게 살릴 것인가’다. 여당과 야당이 세운상가 재개발을 두고 상대를 견제하거나 지지층을 결집하는 소재로 삼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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