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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발길 끊긴 폐모텔·고시원…'외국인 보금자리' 변신

입력 2025-11-12 17:54   수정 2025-11-12 23:26

“보증금 부담도 없고, 단기로 계약할 수 있어서 이곳에 살아요. 게릴라하우스는 제게 ‘집’ 같은 공간입니다.”

지난 4일 서울 노고산동 게릴라하우스 1호점에서 만난 스웨덴 국적의 유학생 사이먼 원크비스트(28)는 “한 학기 동안 머물 곳으론 이곳이 최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원크비스트가 지내는 이 건물은 한때 손님이 끊겨 폐업한 모텔이었다. 지금은 외국인 26명이 사는 ‘코리빙하우스’(공유 주거)로 변신했다. 6층짜리 건물 안에는 방 26개와 공유 주방·라운지·세탁실 등이 마련돼 있다.
◇폐모텔, 외국인 전용 주거로 재탄생

폐모텔, 고시원 등 내국인의 발길이 끊긴 숙박시설이 국내 체류 외국인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 복잡한 부동산 계약 절차가 없는 편리함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12일 스타트업 게릴라즈에 따르면 서울 지역 게릴라하우스 1~5호점의 평균 입주율은 95%에 달한다. 입주자는 전원 외국인으로, 약 120명이 생활하고 있다. 국적은 프랑스, 미국, 독일 순으로 많다. 외국인의 이용 목적은 교환학생·어학연수(60%), 관광(20%), 워킹홀리데이(11%) 등이다.

게릴라즈는 2023년부터 서울 곳곳의 폐업 모텔과 여관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외국인에게 임대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평균 월세는 70만원대, 보증금은 10만원이다. 주 단위 단기 숙박부터 1년 단위 장기 거주까지 가능하다. 염정업 게릴라즈 대표는 “외국인은 공인중개사를 통한 원룸 계약이 까다롭고 비싼 호텔엔 오래 머물기 어려워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고시원도 ‘외국인 하우스’로
외국인의 발걸음은 고시원으로도 향하고 있다. 서울 노량진동 일대 고시원에서는 입구부터 영어·중국어 안내문을 쉽게 볼 수 있다. 노량진의 한 고시텔 운영자는 “입주자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라며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유학생과 외국인 근로자가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온 K팝 연습생 쩐히엔(20)은 “3평(약 9.9㎡)짜리 공간이 조금 답답할 때도 있지만 고시원은 서울에서 살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애물단지가 된 빈 건물을 외국인 전용 공간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경남 함양군은 사업비 18억원을 투입해 방치된 폐모텔을 인수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위한 공공형 기숙사로 리모델링했다. 지난해 문을 연 이 시설에는 약 40명의 외국인이 거주 중이다.

경쟁력을 잃은 숙박시설이 외국인 수요로 다시 채워지는 트렌드는 계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때 대실 영업이 어려워 폐업한 모텔, 공시생 감소로 공실이 늘어난 고시원 등이 아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5만783명으로, 전년(250만7584명) 대비 5.7% 증가했다. 올해 1~9월 방한객은 1408만 명으로, 전년 동기(1213만 명)보다 16% 늘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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