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절도 사건 당시 현장에 나타난 중절모·정장 차림의 남성 사진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뜻밖의 화제를 일으켰다.
조끼까지 갖춘 정장에 트렌치코트를 겹쳐 입은 이 남성은 한 손에 우산을 든 채 살짝 비켜 쓴 중절모(페도라) 챙 밑으로 카메라 너머를 응시하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프랑스24,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도난 사건 발생 직후 AP통신 사진기자가 박물관 입구에서 찍은 것으로, 셜록 홈스나 에르퀼 푸아로 같은 명탐정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는 남성의 옷차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당시 AP통신의 사진 설명에는 해당 남성의 신원이 명시되지 않았고, "경찰이 19일 도난 사건 발생 후 루브르 박물관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는 한 줄뿐이어서 이 남성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SNS 이용자들은 이 남성을 '페도라맨'으로 부르며 다양한 관측을 내놨는데, 명탐정 캐릭터에게서 영감을 받은 프랑스의 형사라는 관측이 많았다.
100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한 엑스(X) 이용자는 "1940년대 누아르 영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저 남자는, 사실 루브르 보석 절도사건을 수사하는 프랑스 형사"라고 했다. 근거는 없었다.
넷플릭스가 이 남자 이야기를 시리즈로 제작해야 한다는 주장에, 그냥 평범한 프랑스인이 패션 감각을 뽐낸 것이라는 관측, 심지어 이 남자의 이미지가 AI로 생성된 가짜라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페도라맨의 정체는 파리 근처에 사는 평범한 15살 고등학생이라고 NYT 등 외신들이 11일 보도했다.
이름은 페드로 가르송 델보. 사진이 찍힌 순간은 델보의 엄마와 할아버지가 '왜 박물관 문을 닫았느냐'고 박물관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던 때로 확인됐다.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러 갔는데 도난 사건 탓에 박물관에 들어가지 못한 상황에서 사진이 찍혔다 설명이다.
델보는 "친구들에게서 SNS 스타가 된 사실을 전해 듣고 매우 놀랐다"면서 "주말, 휴일 혹은 박물과 방문 등 특별한 경우에 페도라 모자와 정장을 입는다"고 말했다.
할머니에게 모자를 물려받았다는 그는 NYT 인터뷰에서 "신사가 되는 것이 좋다. 멋지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루브르 박물관 도난 사건 4명 중 3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사다리차를 타고 올라 아폴로 갤러리로 진입한 뒤, 전시장을 전기톱으로 파손하고 사파이어 티아라, 목걸이, 귀걸이 등 총 8점의 보석을 훔쳐 달아났다. 보석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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