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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바이오 애널리스트가 선정한 K-바이오는? [이제 바이오의 시간③]

입력 2025-11-18 09:16   수정 2025-11-18 09:17

[커버스토리 : 이제 바이오의 시간]

국내 바이오산업은 ‘확신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을 필두로 에이비엘바이오·디앤디파마텍·리가켐바이오 등 주요 기업들이 임상과 기술이전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며 10년 전 ‘기술수출의 해’를 넘어 ‘성과의 해’로 진입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시대의 대표 수혜주들이 일시적으로 쉬어갈 때 새로운 수급의 중심축이 바이오산업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경비즈니스는 주요 증권사 바이오 애널리스트 7인에게 ‘2026년 국내 유망 바이오 종목 톱3’를 물었다.
공통 키워드
기술이전, 비만 신약, 플랫폼
바이오 애널리스트 7인의 응답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기술이전’과 ‘비만 신약’, 그리고 ‘플랫폼’이다.

기술이전(License out)은 여전히 한국 바이오산업의 핵심 성장엔진이다.

2015년 한미약품이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 6곳에 7개의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8조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며 ‘R&D 중심 산업’으로의 전환점을 찍은 이후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는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기술수출 모델을 진화시켜 왔다.

당시 한미약품의 기술이전은 단일 기업의 성과를 넘어 한국 바이오 생태계 전체가 글로벌 시장과 직접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기술이전은 신약 후보물질을 파는 거래를 넘어 임상, 생산, 상업화 전 단계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전략적 협업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한미약품을 비롯해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등은 다년간의 파이프라인 축적을 바탕으로 기술수출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단발적 계약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로열티 수취와 공동개발 모델로 산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으로 상업화에 성공한 비만 신약은 바이오산업 전반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 미국에서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GLP 1 계열 약물이 시장을 재편했고 한국에서도 비만 신약을 포함한 대사질환 신약 경쟁이 본격화됐다. 특히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는 ‘근육 유지형 비만 신약’과 간질환을 동반한 M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등 차별화된 기전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미약품, 디앤디파마텍, 일동제약, 펩트론 등이 이 분야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마지막 키워드는 플랫폼 기업의 부상이다.

한때 바이오산업은 신약 후보물질 하나의 성공 여부에 따라 기업의 명운이 갈리는 구조였다. 이제는 특정 신약에 의존하지 않고 신약을 만들어내는 기술 자체를 자산화하는 기업이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플랫폼 기업’이다. 신약 한 건의 성공보다 공통 기술 기반을 통해 여러 후보물질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가 특징이다.

뇌혈관장벽(BBB) 투과 기술을 확보한 에이비엘바이오, 항체약물결합체(ADC) 기반의 리가켐바이오, 제형 변경 기술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올릭스와 인투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신약을 ‘한 번의 성공’이 아닌 ‘반복 가능한 기술 자산’으로 축적하며 글로벌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유망 투자처는?
에이비엘바이오·한미약품·디앤디파마텍·리가켐바이오
이러한 산업 트렌드 속에서 7인의 애널리스트가 공통으로 꼽은 최다 추천 종목은 에이비엘바이오(4명), 한미약품(3명), 디앤디파마텍(3명), 리가켐바이오(3명)다. 이들은 각기 다른 성장축을 지녔지만 공통적으로 ‘성과로 증명 가능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교집합을 이뤘다.

이 중 에이비엘바이오는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종목이다.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Grabody) B’를 보유한 이 회사는 뇌혈관 장벽을 뚫고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로 글로벌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1월 12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3조8000억원 규모의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K-바이오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의 기술수출이다. 올해 4월 영국의 빅파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약 4조1000억원 규모의 BBB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데 이어 올해에만 2건의 초대형 빅딜을 성사시킨 것이다. 불과 7개월 만에 잇따른 성과를 내며 에이비엘바이오는 ‘확신의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6년에도 그랩바디 B 신규 기술이전, 담도암 치료제 ABL001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속승인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며 “컴패스테라퓨틱스(미국)와 공동 개발 중인 담도암 치료제 ABL001은 지난 4월 2/3상 중간 결과에서 사망·암 진행 환자가 적어 생존지표가 공개되지 않았다. 내년 1분기 지표가 공개될 예정이며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되면 상반기 FDA 가속승인 신청과 하반기 승인·상업화까지도 가능한 타임라인”이라고 전망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ABL301 임상을 통해 BBB 셔틀의 안전성을 입증했다”며 “추가 기술수출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파트너십이 확대되고 있어 기술수출뿐 아니라 수익화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비만 신약의 대표주로 꼽혔다. 이 회사의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임상 3상에서 체중 감소 효과와 안전성을 모두 입증하며 국산 GLP 1 유사체 신약의 가능성을 열었다. 증권가에서는 위고비와 견줄 만한 수준이라며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 중이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만 신약의 큰 그림이 가장 명확하다”며 “내년 연말 근육 유지형 비만 신약의 1상 결과와 기술수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혜민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은 본업 실적 개선과 대사질환 신약 모멘텀을 동시에 갖췄다”며 “내년 2분기 상업화될 K-비만 1호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필두로 추가적인 대사질환 모멘텀 기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약품의 또 다른 성장 모멘텀은 간질환 치료제다. 오병용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간질환(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결과 발표에 기대감이 크다”고 평가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간질환 치료용 대사질환 신약 후보물질로 2020년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에 기술이전했다. 현재 머크는 전 세계 360명의 MASH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후속 시험을 진행 중이다. 증권가는 머크가 다음 단계 임상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임상 진전 시 한미약품에는 단계별 성과보수(마일스톤)가 유입된다.

디앤디파마텍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스타트업 ‘멧세라’ 인수를 통해 기술력이 검증된 대사질환 플랫폼 기업이다. 멧세라는 디앤디파마텍이 1조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체결한 기업인데 이 회사가 최근 화이자에 약 14조원 규모로 인수되며 디앤디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혜민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디앤디파마텍은 멧세라를 통한 기술력 검증과 자체 연구 성과로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경구형 GLP 1 신약의 초기 데이터 공개를 계기로 기업가치가 한층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결합체(ADC) 기술의 선두주자로 꼽혔다. 서근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리가켐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ADC 플랫폼 패키징 계약과 얀센 임상 진전에 따른 옵션 행사 기대감이 크다”며 “다수의 파이프라인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어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JNJ 등 다수의 기술수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추가 기술수출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차선호주는?
알테오젠·삼성바이오로직스
톱4 다음으로 많은 언급을 받은 기업은 알테오젠(2명)과 삼성바이오로직스(2명)다. 두 기업은 각각 ‘성과의 실현’과 ‘안정적 성장’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FDA는 지난 9월 말 알테오젠 기술(ALT B4)이 적용된 키트루다(Keytruda) 피하주사(SC) 제형인 ‘키트루다 큐렉스’를 승인했다. 제품 매출에 연동된 로열티 수익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의 첫 상업화 실적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 코스피 이전 상장을 마치면 자금조달 여력도 커져 신규 임상과 추가 기술이전 성과가 이어질 것이란 평가다. 엄민용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이전 상장과 함께 신규 기술이전이 연속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서근희 애널리스트는 “로열티 수취 본격화로 실적 가시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을 통한 Pure CDMO(위탁개발생산) 구조 전환으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혜민 애널리스트는 “CDMO 플레이어로서 경쟁사 대비 프리미엄 부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SK바이오팜, 펩트론, 올릭스, 일동제약, 셀트리온, 인투셀 등도 추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성장세와 함께 지속적인 매출 확장이 기대되며 펩트론은 릴리와의 비만 치료제 기술평가 본계약 가능성이 주목된다. 올릭스는 탈모 치료제 상용화와 간섭 RNA 플랫폼 확장, 일동제약은 비만 신약 기술이전 기대감,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실적 개선과 수출 확대, 인투셀은 약물 전달(Drug Delivery) 플랫폼의 임상 성과와 기술이전 기대로 각각 관심을 받고 있다.
‘성과의 시대’ 리스크는
7인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2026년 국내 바이오 시장은 ‘성과’와 ‘확신’이 교차하는 시점이다. 각 부문에서 글로벌 기술이전이 본격화되고 국내 기업들은 매년 FDA 승인을 기대할 만큼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AI 기반 신약개발 기술과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맞물리며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장으로 진입하는 기류도 뚜렷하다.

단, 바이오산업은 본질적으로 ‘하이 리턴 하이 리스크’ 산업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공통적으로 ‘임상 실패와 단일 자산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김혜민 애널리스트는 “단일 파이프라인에만 기대는 기업은 임상 실패 시 충격을 완화할 장치가 없다”며 “GLP 1 외에도 항암제 자산을 보유하는 것처럼 복수의 자산을 확보한 기업만이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확증편향과 정보 비대칭이 여전하다”며 “공시되지 않은 임상 결과나 근거 없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유튜브·블로그 등에서 나온 검증되지 않은 투자 의견이 시장을 교란하고 개인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시 결과 공개 후 투자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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