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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50만원 내면서 버텼는데…" 초유의 상황에 '공포 확산' [임다연의 메인스트리트]

입력 2025-11-13 22:27   수정 2025-11-13 22:5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요즘 미국에서는 자동차 할부금을 제때 못 내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이런 연체율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주로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차량 가격 급등과 금리 인상으로 상환 부담이 크게 늘면서 저소득층 차주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상황을 버티지 못한 자동차 대출업체의 잇따른 파산도 시장 불안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신용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차량 판매와 금융을 동시에 제공해온 프리마렌드는 지난달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미국 남서부 히스패닉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영업해온 트라이컬러 역시 지난 9월 파산했습니다.
美 자동차 대출 연체 '사상 최고'
12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비우량(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상환을 60일 이상 연체한 비율은 6.65%로 집계됐습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지난 9월(6.5%)보다 늘었고, 지난해 같은 달(6.23%)과 비교해도 꾸준히 올랐습니다.

서브프라임 대출은 신용점수가 낮거나 신용 이력이 짧은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고위험 대출로 높은 금리가 적용됩니다. 반면 우량(프라임) 대출을 받은 차주의 연체율은 0.37%로 전월·전년 동월과 변동이 없었습니다.

사실 자동차 대출 부실은 하루아침에 나타난 현상이 아닙니다. 금융위기(2008년) 이후 약 15년 동안 자동차 대출 연체율은 꾸준히 상승해왔습니다.

신용평가사 밴티지스코어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대출 60일 이상 연체율은 2010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무려 51.5%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개인대출·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모두 감소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대출 규모도 빠르게 비대해졌습니다. 같은 기간 평균 자동차 대출 금액은 57% 늘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 범주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습니다.

리카르드 반데보 밴티지스코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0년 당시 자동차 대출은 가장 안전한 금융상품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학자금 대출을 제외하면 가장 위험한 신용상품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차값·금리 급등에 차주들 고통 커져
이렇게 연체율이 급증한 데에는 차량 가격 급등과 금리 상승으로 저소득층이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19년 이후 미국 신차 가격은 25% 이상 뛰어 이제는 평균 5만달러(약 7300만원)를 넘어섰습니다. 미국인들의 월 평균 할부금은 767달러(약 112만원)입니다. 차주 5명 중 1명은 월 1000달러(약 147만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신차 대출 금리는 최근 연 9%를 웃돌고 있습니다.

미국 개인금융 컨설팅업체 뱅크레이트의 스티븐 케이츠 애널리스트는 "팬데믹 기간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급등해 아직도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높은 차량 가격으로 인해 더 많은 소비자가 대출을 통해 구매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과도한 월 납입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 기간을 7년 이상으로 늘리는 사례도 많아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차량 가치보다 대출 잔액이 더 큰 '역전 현상'에 빠지는 차주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케이츠 애널리스트는 "높은 가격과 금리의 조합으로 대출 기간은 갈수록 길어지고 있지만 차량 가치 하락 속도는 더 빨라 차주가 자산·부채 역전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는 위험한 구조"라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쉽게 해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포춘지는 "미국 소비자들이 계속 더 비싼 차량을 구매하고, 완성차 업체들이 저가 모델 생산을 줄이는 추세라 자동차 대출 연체율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고 내다봤습니다.

연체율 상승이 지속돼 더 많은 대출업체가 파산한다면, 그 여파가 자동차 금융 시장을 넘어 미국 경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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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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