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상장 시점이다. 해당 ETF 상장일인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보면 메타 주가는 13일까지 19% 하락했다. 오라클도 같은 기간 19.2% 하락했다. 이미 수익 구간에 있어 조정이 와도 버티거나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는 기존 ETF와 달리 고점을 형성하던 시기에 해당 종목을 편입한 신규 상품은 하락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은 셈이다.
이달 4일 상장한 ‘TIGER 미국AI전력SMR’도 상장 당일 고점 대비 8거래일간 11.1% 하락했다. 원전 스타트업인 뉴스케일파워와 오클로에 최대 비중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전력 수요 급증 기대로 크게 뛰었던 뉴스케일파워 주가는 지난달 말 고점을 찍은 뒤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 기간 하락폭은 42.1%에 달한다. 3분기 매출이 824만달러(약 122억원)에 그쳤다고 발표하자 실망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국내 ETF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28일 상장한 ‘KODEX K조선TOP10’의 고점 대비 하락률은 21.66%로 집계됐다. HJ중공업(-30.9%), 한화엔진(-16.57%), HD현대중공업(-8.97%), 삼성중공업(-8.93%) 등 편입한 조선주 주가가 상장일 이후 크게 밀렸기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조선, 방위산업, 원전의 경우 주가가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일부 조정 위험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잘 따져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다만 삼성자산운용 측은 "해당 상품의 경우 지난달 30일 오전 유동성공급자 의무 면제 시간에 매수세가 유입돼 고점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AI 슈퍼사이클이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많고,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조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업종에 투자하려면 분할매수 전략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는 “ETF 상장 심사 기간이 너무 길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상장 준비부터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심사를 마칠 때까지 2개월 정도 걸리는데, 테마형 상품은 그사이 흐름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상장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소비자 보호와 관련 없는 부분까지 문제 삼으며 심사 기간이 길어지는 게 다반사”라고 하소연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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