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가 처음 등장한 것은 1교시 국어영역 14~17번(홀수형) 지문에서였다. 이 지문은 개인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철학의 핵심 개념인 ‘인격의 동일성’을 둘러싼 논쟁을 정리한 설명문으로, 칸트의 견해를 중심에 두고 이를 해석하고 비판한 후대 철학자들의 논지를 함께 소개한 글이다. 출제된 문제는 수험생이 각 철학자의 입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구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항이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철학 관련 제시문은 추상적 개념에 대한 이해를 요구해 난도가 높았다”며 “이 지문을 얼마나 잘 소화했는지가 변별력을 좌우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는 영어 영역 34번 문제에서 다뤄졌다. 법이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를 보장하는 근거가 된다는 칸트의 법치주의 관점이 지문으로 제시됐다. 해당 문항은 지문 마지막 문장의 빈칸에 들어갈 표현을 추론하는 고난도 문제였다.
사회탐구 영역 ‘생활과 윤리’ 과목에서는 칸트가 간접적으로 등장했다. 11번 문제에서는 형벌의 정당성을 둘러싼 사상가들의 입장을 비교하는 내용이 출제됐다. 여기에는 ‘죄에는 그에 상응하는 형벌을 부과해야 한다’는 칸트의 응보 형벌론과 유사한 관점이 제시됐다.
수능 직후 수험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출제진 가운데 칸트 애호가가 있는 것 아니냐” “왜 유독 칸트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는지 궁금하다”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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