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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서 금융 인프라로…디지털자산 6가지 트렌드

입력 2025-12-01 06:02   수정 2025-12-08 08:27

[커버스토리] 2026년 자산관리 체크 포인트 - 디지털자산



디지털자산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기술적 실험과 신뢰 붕괴가 교차하는 순환을 거쳐 왔다. 2017년 가상자산공개(ICO) 열풍, 2020년 탈중앙화 금융(DeFi) 실험, 2021년 대체불가능토큰(NFT) 광풍, 그리고 2022년 FTX 사태에 이르기까지, 각 국면은 ‘기술의 진보’와 ‘제도의 부재’가 불균형하게 맞물린 주기적 진동이었다.

그러나 2025년을 경계로 이러한 진동은 점차 감쇠하기 시작했다. 시장은 처음으로 안정된 제도적 기반 위에서 재편됐고, 이제 디지털자산은 주변부 혁신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내부의 한 레이어로 편입되는 과정에 있다. 이 전환은 세 가지 요인, 즉 자본의 성격, 기술의 구조, 제도의 언어가 동시에 수렴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트렌드 1 금융 시스템의 내부 레이어로 편입

우선 자본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과거의 디지털자산 시장은 고위험 벤처자본과 개인 투자 중심의 급등락 구조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기관 운용자금, 연기금, 기업 트레저리성 유동성이 시장의 주요 자금원으로 자리 잡았다. 거래 규모 자체는 증가하고 있고, 자금의 질도 변했다.

2024년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시장은 구조적 변곡점을 맞았다. 승인 직후 3개월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약 80% 상승했고, 이후 거래량이 안정화되면서 시장 구조는 ‘고빈도 투기 시장’에서 ‘저회전 제도 시장’으로 이행됐다.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까지 평균 변동성은 이전 5년 대비 약 40% 낮아졌고, 거래량 대비 변동성 비율(volatility-to-volume ratio)은 지속 하락하며 효율적 자금 분산과 제도권 유동성 공급의 효과를 반영했다.



2025년 11월 기준 글로벌 디지털자산 현물 ETF의 총 운용자산(AUM)은 약 1720억 달러로, 전체 미국 ETF 시장(약 12.9조 달러)의 1.3%에 해당한다. 이 중 비트코인 ETF가 약 1500억 달러, 이더리움 ETF가 220억 달러 규모를 차지하며, 각각 자산 전체 시가총액의 6.6%, 4.6%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는 투자 상품의 성공을 넘어, 디지털자산이 기관 포트폴리오 내에 서 실질적 전략 자산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물 ETF의 등장은 디지털자산의 제도화를 ‘시장 접근성’에서 ‘자본 구조’의 변화로 확장시켰으며, 비트코인은 이제 유동성과 리스크 완충을 담당하는 제도형 준비자산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자본 전환은 정책과 제도의 명료화가 동반했기에 가능했다.2024년 이후 주요국들은 디지털자산을 법적 틀 안으로 편입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2025년 7월 발효된 지니어스 법안(GENIUSAct)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예금성 지급 수단으로 규정하고, 연방은행 또는 등록 기관만이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가상자산’이 아닌 준(準)예금성 디지털 결제 자산으로 재분류한 첫 입법 조치로, 제도권 금융과의 연동을 공식화했다.

유럽은 암호자산시장규제법(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MiCAR) 시행으로 발행사에 자본적정성 요건을 부과하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공존을 제도적으로 허용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프로젝트 가디언(Project Guardian)’을 통해 토큰화 자산의 은행권 편입을 실험하고 있으며, 일본은 은행의 스테이블코인 직접 발행을 승인했다. 한국 역시 2025년 하반기부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되며,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와 금융기관 참여 기준이 구체화되고 있다.

2026년은 지난 10년간의 무질서한 혁신이 제도적 형태를 갖추는 원년이 될 것이다. 디지털자산은 더 이상 ‘탈금융’의 상징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을 스스로 업데이트하는 내생적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다. 자본, 기술, 제도의 세 축이 수렴하면서 시장참여자들은 이제 디지털금융을 ‘실험실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현실 경제를 지탱하는 운영 인프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트렌드 2 디지털자산 트레저리 2.0

2026년은 비트코인이 하나의 투자 자산을 넘어 기업과 금융기관의 재무 인프라로 편입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대 초반 기업들이 시도한 디지털 트레저리 전략은 투기적 열풍과 급격한 가격 변동성에 묻혀 신뢰를 잃었지만, 지금은 회계, 커스터디(자산과 보관 및 관리·수탁), 결제, 리스크 관리 체계가 모두 제도권 표준에 맞춰 재설계되면서, 비트코인은 불안정한 대체 자산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승인된 디지털 준비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전환을 뒷받침하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기관형 비트코인 상품의 확산이다. 2024년 1월 미국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 블랙록, 피델리티, 아크 등 주요 운용사들이 상품을 출시하며, 대형 은행 신탁 계정이 공식 보유 경로를 확보했다. 이제 기업은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도 규제된 상품 형태로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을 ‘유동성 준비자산’으로 분류하는 회계 프레임이 자리 잡고 있다.



둘째, 커스터디 인프라의 제도화다. 다자간 계산기술(MPC) 기반의 다중서명 구조, 보험 연계형 수탁 서비스, 라이선스형 커스터디 플랫폼(BitGo,CoinbaseCustody 등)의 확산은 비트코인을 금융기관의 보관 자산으로 인정받게 했다. 미국의 회계기준위원회(FASB)는 2025년 3월부터 디지털자산을 공정 가치 기준으로 평가(FVOCI)하도록 의무화해, 기관의 재무제표상 인식이 가능해졌다.

셋째, 담보·결제 인프라의 출현이다. 기관 커스터디에 보관된 비트코인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거나 결제보증 수단으로 활용하는 구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온체인 레포마켓(환매조건부채권 시장)의 태동으로, 기존 금융의 신용 보강 메커니즘을 스마트 컨트랙트 수준에서 구현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역사적으로 금본위제는 신뢰의 기초를 금에 두었고, 달러 체제는 국가 신용에 기반했다. 디지털금융 시대의 신뢰는 데이터 투명성과 코드 규율에 기반한다. 비트코인은 바로 이 전환의 매개로서, 신뢰의 기초를 물질에서 프로토콜로 이동시키고 있다. 따라서 기업이 비트코인을 재무 시스템에 편입한다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 메커니즘을 재구성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결국 디지털자산 트레저리 2.0은 비트코인의 가치를 ‘가격’이 아닌 ‘통화적 기능’으로 재해석하는 시도다. 2026년의 비트코인은 탈중앙의 상징이 아니라 제도권 신용 체계의 보완재이자 다층적 유동성 질서 속 핵심 담보 자산으로 작동한다. 그것이 바로 비트코인 경제의 성숙이며, 디지털금융 질서가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트렌드 3 자산 토큰화 시대

2025년 북미 금융 시장은 자산 토큰화가 실험 단계를 넘어 제도적 전환의 궤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토큰화는 기존 금융 상품을 디지털 증권 형태로 재구성해 거래 비용을 줄이고 결제 효율을 높이는 혁신으로 평가된다. 금융기관이 이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기반 국제결제나 T+2(결제 2영업일 후 정산) 증권 정산 등 기존 인프라의 핵심 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영역은 자산 운용 부문이다. 블랙록의 BUIDL 펀드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운용되는 단기 유동성 펀드로, 2024년 3월 출시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2025년 10월 기준 운용자산(AUM)이 약 28억2000만 달러에 육박한다. 이는 더 이상 소규모 실험이 아니라, 실제 기업의 재무 자산이 대규모로 온체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특히 이 펀드는 이더리움을 넘어 아발란체, 솔라나, 폴리곤 등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동시에 발행되며, 자산의 '상호운용성'이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상업적 표준이 됐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 펀드의 핵심은 배당 구조다. 수익금이 매일 자동으로 투자자의 지갑에 재투자돼 토큰 수량이 증가하는 방식으로, 머니마켓펀드(MMF)의 월별 회계 정산 절차를 실시간 자동화 프로토콜로 대체했다. 즉, 이 펀드는 투자증권을 넘어 실시간 이자가 발생하는 디지털 예금계좌(가치 저장)처럼 작동한다.

주식 토큰화 역시 본격화 단계에 들어섰다. 로빈후드는 유럽연합(EU)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상장주식과 1:1 연동되는 스톡토큰 서비스를 MiCAR 규제하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캐나다 규제당국(OSC·CSA)도 토큰화 증권 관련 파일럿·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확산은 자산 간 사일로 구조를 해체하며, 동일한 지갑 내에서 MMF 지분과 사모펀드 지분을 실시간으로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자산이 교환의 매개로 기능하는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BCG는 2030년까지 토큰화 자산 시장 규모가 약 16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국채, MMF를 넘어 부동산, 인프라, 사모대출, 탄소배출권 등 복합 자산 영역으로 확장되며, 유동성 해방 단계로 진입할 것을 의미한다. 최소 투자금이 낮아지고 온체인 회계·공시 표준이 도입되면서, 기관뿐 아니라 고액자산가와 일반 투자자까지 접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트렌드 4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

2026년으로 향하는 글로벌 결제 질서의 핵심 주제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준비자산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은 실제 결제와 청산의 신뢰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변화의 출발점은 미국에서 비롯됐다. 2025년 7월 발효된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암호자산이 아닌 ‘디지털 지급 수단’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발행 주체에 연방은행 수준의 자본·유동성 규제를 적용했으며, 발행사가 파산할 경우 보유자의 자산을 우선 보호하도록 명시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금융 시스템 내 공식 결제 수단으로 인정한 첫 입법 조치로, 제도권 금융과의 연동을 본격화한 계기가 됐다.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JP모간은 자사 블록체인 기반 기관 결제 네트워크 키넥시스를 통해 대형 기관 간 거래를 실시간(T+0)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최근 DBS은행과 협력해 블록체인 간 토큰화 예금 전송을 위한 상호 운용 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이다. 이는 은행 간 자금 이동을 24시간 자동화된 온 체인 청산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다.

페이팔은 자체 발행 스테이블코인 PYUSD(PayPalUSD)를 수백만 가맹점 결제망에 통합하며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 멜론은행과 웰스파고은행 역시 ‘토큰화 예금’ 구조를 시험하며, 기존 계좌 자금을 디지털 원장으로 전환·환류하는 온·오프 램프의 비효율을 줄이고 결제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전통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과 유사한 디지털 달러형 자산을 직접 발행·운용함으로써 결제 인프라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민간 결제 네트워크의 진화도 빠르다. 서클은 수십여 개 국가를 연결하는 크로스보더 USDC API를 출시해 기업 간 송금망을 확장했고,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국경 간 정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기존 결제망을 대체하기보다 비용 절감과 투명성 향상을 위한 보완적 결제 레이어로 스테이블코인이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효율성을 바탕으로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5년 11월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2940억 달러, 일일 이체 규모는 1500억~3300억 달러 사이로 집계된다. 이는 소액 결제가 아니라 기관 간 청산 및 유동성 이동이 집중되는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 결제 영역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은 빠르게 표준화되고 있다. 쇼피파이, 스트라이프 등이 USDC 결제 라인을 도입했고, 블랙록의 BUIDL 펀드는 배당과 결제를 모두 USDC로 처리하면서 자본시장과 결제시장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트렌드 5 하이브리드 금융의 출현

2026년 디지털자산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상품의 정교화’다. 코인, NFT 중심의 단순 구도에서 벗어나, 자본시장 구조를 닮은 복합 금융 상품 체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는 자산의 ‘화폐화(토큰화 펀드 등)'와 ‘결제 인프라(스테이블코인)'가 결합해 전통 금융공학의 틀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구조화 상품을 현실화하고 있음을 뜻한다.

첫째, 비트코인(준비자산)을 활용한 신용 창출이 실험 단계를 넘어 제도권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Bitcoin Yield Note(BYN)’ 유형은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담보로 예치하고, 이를 기초로 발행된 단기채권형 달러 상품에 배분하는 구조다. 담보 관리와 청산 규칙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동 실행되며, 비트코인이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을 넘어 제도권 신용 창출의 기초자산으로 기능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둘째, 전통 ETF와 새로운 결제 레일의 결합도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2025년 일부 금융기관은 스테이블코인(USDC)과 단기 미 국채를 결합한 온체인 분배·정산 파일럿을 진행했으며, 블랙록과 프랭클린 템플턴은 토큰화된 단기채 펀드를 온체인 배당·정산 로직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는 전통 자산운용사가 ‘토큰화 채권+스테이블코인 결제’ 모델을 점진적으로 채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2026년에는 이러한 조합이 ‘토큰화 미국 국채+스테이블코인 결제’ 상품군으로 표준화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실물자산(RWA) 토큰화는 단순 유동화를 넘어 증권화 단계로 이동 중이다. 국채, MMF 같은 유동 자산을 넘어 부동산 리츠, 인프라펀드, 특히 사모대출 등 비유동 대체자산이 디지털 원장에서 분할, 담보화, 배당, 청산이 자동화되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금융 계약 그 자체가 코드로 내재화되는 ‘프로토콜화’의 진전이다.

이 ‘프로토콜 기반 금융공학’의 응집점이 2026년 부상하는 ‘하이브리드 금융’이다. 탈중앙화 금융에서 검증된 자동화 리스크 관리가 전통 금융의 회계·결제·감독 체계 안으로 이식되고, 두 인프라가 통합된다. 메이커다오, 에이브, 컴파운드 등 초기 탈중앙화 금융 프로토 콜들이 보여준 담보 기반 자동 대출·즉시 청산 메커니즘을, 제도권이 회계·결제·보고 표준에 맞춰 흡수하는 그림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토큰화 펀드나 토큰화 주식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면, 은행은 법정화폐 대출을 실행한다. 담보 가치가 임계치를 하회하면 담보 토큰은 온체인에서 즉시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동 청산되고, 은행은 이를 회수·현금화해 익스포저를 정리한다. 결과적으로 ‘스마트 컨트랙트 청산+중앙은행 통화결제’가 결합된 신용 시스템이 구현된다.



트렌드 6 디지털 통화 패권 경쟁의 개막

2026년 디지털자산 시장의 진화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통화 구조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비트코인, 스테이블코인, 그리고 자산토큰화는 이제 서로 다른 금융 실험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적 통화 구조로 수렴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국가의 준비자산이자 기업의 비축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통화 발행과 무관하게 신뢰 기반을 제공하며, 금과 달러의 중간 지점에서 새로운 ‘탈국가적 신뢰 자산’으로 기능한다. 자산토큰화는 이러한 준비자산과 결제자산을 연결하는 담보 인프라로 작동한다. 토큰화된 국채, MMF, 부동산, 사모대출 등은 담보 기반으로 활용돼 실시간 청산과 유동성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이 모든 흐름의 정산 레이어로, 온체인과 오프체인 금융의 회계 단위를 통합한다. 이 세 축이 결합하면서 ‘비트코인·­자산토큰화·­스테이블코인’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통화 피라미드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 이 구조의 중심은 여전히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다. 미국의 제도화 정책(지니어스법) 이후 USDC, USDT를 비롯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결제망을 사실상 표준화하며, 이는 달러 패권의 디지털 확장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성공이 각국의 통화주권을 자극하고 있다. EU의 유로화 스테이블코인, 일본의 엔화 스테이블코인, 한국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은 모두 ‘디지털 달러 의존’에 대한 대응적 시도다. 동시에 각국 중앙은행은 CBDC 실험을 통해 이러한 민간형 스테이블 코인과의 상호운용성을 탐색하고 있다. ·

이처럼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가 통화주권의 경쟁을 촉발하고, CBDC와 지역 통화형 스테이블코인이 맞물리며 세계는 새로운 ‘디지털 다극 통화질서’로 이동하고 있다. 통화패권의 경쟁은 이제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경계를 넘어, 글로벌 결제·청산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전환은 시장의 디지털 진화가 아니라, 국제통화체제의 구조적 재편을 의미한다. 과거 금본위제와 달러체제가 단일한 신뢰 중심을 형성했다면, 2026년의 통화질서는 비트코인(준비자산)­, 자산토큰화(담보자산),­ 스테이블코인(정산통화)이 삼각구도로 구성된 분산적 신뢰의 질서로 재편되고 있다. 이는 ‘디지털 달러화’와 ‘포스트 달러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과도기적 현상이기도 하다.

결국 2026년은 통화질서의 융합이 본격화되는 전환점이다. 비트코인은 준비자산으로, 토큰화 자산은 담보 자산으로, 스테이블코인은 정산통화로서 각각 제도권 금융의 구조 속에 편입되고 있으며, 통화 패권의 경쟁은 디지털 네트워크상에서 재구성되고 있다. 이 새로운 질서 속에서 글로벌 금융의 중심은 더 이상 특정 국가가 아니라, 프로토콜과 유동성 네트워크가 형성하는 새로운 ‘디지털 통화 체계’ 그 자체가 될 것이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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