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공개된 한·미 통상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자동차와 농업, 디지털 분야 등에서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FMVSS)을 충족한 자동차를 한국 안전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의 물량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 현재는 연간 5만 대까지만 인정해주고 있다. 안전기준 물량 규제가 폐지되면 국내 배출가스 인증 과정에서 미국 자동차 업체가 미국 인증기관 제출 문서 외에 추가 서류를 낼 필요가 없다. 업계에선 지난해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이 총 4만7000대 수준에 그친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산 농산물·원예작물 등의 수입 검역 절차를 전담할 데스크도 설치된다. 한국에서 검역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미국 측의 불만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농업 생명공학 제품에 대한 규제 승인 절차도 간소화한다. 미국산 육류와 치즈의 기존 제품명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국이 유럽 등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에 포함된 지리적표시(GI) 규정이 완화된다. 국내 농산물업계가 강하게 반대한 쌀과 소고기 추가 시장 개방은 포함되지 않았다.
망 사용료와 디지털 서비스 규제, 데이터 이동 분야에서 미국 기업 차별을 막고 디지털 무역 자유화를 강화하기로 한 내용도 팩트시트에 담겼다. 대형 온라인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한 취지로 추진되는 온라인플랫폼법이 구글,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에 불이익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양국은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한 실행 계획을 마련해 연말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공동위원회에서 채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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