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문서화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공개되자 경제계에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K조선업이 국내에서 미국 군함 건조 기반을 확보하면서 향후 미국 해군·해양 안보 시장으로 본격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조선소에서 미 해군 군수지원함 건조에 이어 군함의 유지·보수·정비(MRO)도 내년께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4일 한·미 양국이 공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조선 분야에서 양국은 ‘조선소 실무그룹’을 꾸려 미국 조선소 현대화 및 MRO, 인력 양성, 핵심 부품 공급망 안정화 등에 협력한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중에서 1500억달러는 마스가 전용으로 배정됐다.
미국 조선업은 인력 부족과 생산 기반 부실 등으로 수년째 함정을 제대로 건조하지 못하고 있다. 고품질·고효율 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 조선사가 미국 해군 전력 확충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한·미 조선 협력은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위주로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오션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상선뿐만 아니라 미 해군 함정 건조도 한국에서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미 해군이 한국 조선사가 수행한 군수지원함 MRO에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며 “이후 실제 군함에 대해서도 MRO를 한국 조선사에 발주할 수 있다고 한·미 간에 합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전투함 일부의 MRO가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정확한 물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조선소에서 미국 군함을 실제 건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군사 기밀과 더불어 안전·보안 규제가 까다로운 데다 미국 내 조선산업 보호 여론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대훈/배성수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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