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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부터 구글까지…월가서 커지는 GPU 감가상각 논쟁 [종목+]

입력 2025-11-15 10:31   수정 2025-11-15 12:48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향후 5년간 1조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면서, AI 인프라의 핵심인 그래픽저장장치(GPU) 감가상각 기간이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GPU는 서버 자산 중 가장 비중이 크고, 감가상각 기간이 길어지면 비용 인식이 분산돼 기업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반대로 수명이 짧게 잡히면 향후 수년간 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어 투자자들의 기업 가치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술주 버블 논란 확대

GPU 감가상각 논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것은 영화 빅쇼트의 모델 중 하나인 마이클 버리다. 버리는 최근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하며, 메타·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등이 AI 칩의 유효 수명을 실제보다 과도하게 길게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리는 실제 AI 서버 장비의 수명이 2~3년에 불과하다며, 기업들이 감가상각을 축소해 이익을 과대 계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AI 기술주에 대한 버블 논란을 더욱 키우는 촉매제가 됐다.

버리의 문제 제기 이후 뉴욕증시에서는 AI 관련주 중심으로 단기 변동성이 커졌다. 엔비디아·팔란티어 등 주요 AI 종목이 장중 3~6% 조정을 받았고, AI 인프라 투자 의존도가 높은 오라클·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동반 약세를 보였다. 최근 AI 인프라 확장에 대한 시장 우려와 맞물리며, 기술주 전반에 피로감이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인프라 투자 본격화… “GPU는 몇 년 버티는가”가 핵심 변수로

미국 CNBC는 14일(현지시간) ‘GPU 감가 상각 기간은 얼마나 될까’라는 주제로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는 GPU의 유효 수명을 최대 6년으로 잡고 있다. 구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는 신형 서버 장비의 지속 사용 가능 기간이 길어졌다는 점을 근거로 5~6년의 감가상각 주기를 설정했다.

하지만 실제 수명이 더 짧을 경우, 향후 재무제표에 큰 영향을 주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GPU의 실제 수명을 추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AI 붐 자체가 시작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이다. 현재의 AI 산업은 2022년 말 챗 GPT 출시 이후 급격히 성장한 3년 차 산업에 불과하다. 엔비디아의 첫 AI 데이터센터 칩이 나온 것도 2018년으로, 장기적인 사용 경험과 고장률·성능저하 패턴에 대한 축적된 기록이 부족하다.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은 최근 연간 150억 달러에서 1150억 달러까지 폭증했지만, 이는 감가상각 기간을 평가하기엔 충분한 기간이 아니다.

글로벌 로펌 레이섬 앤 웟킨스의 하임 잘츠먼 부회장은 CNBC에 “3년, 5년, 7년 중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투자 모델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GPU 잔존가치가 예상보다 높다고 강조한다. 클라우드 GPU 렌털 기업 코어위브는 2023년부터 GPU 감가상각을 6년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코어위브는 최근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16% 급락, 6월 고점 대비 57% 하락하며 AI 인프라 과잉 투자 우려를 반영했다.

GPU 감가상각 기간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은 엔비디아의 빠른 제품 사이클이다. 엔비디아는 기존 2년 주기에서 1년 주기로 AI 칩 출시를 전환했다. AMD 역시 같은 전략을 따르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올해 신형 ‘블랙웰’ 발표 당시 “블랙웰이 본격 출하되면, 호퍼는 공짜로 줘도 가져갈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전 세대 칩의 가치 하락을 인정했다. GPU 잔존가치 논쟁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엔비디아 칩의 세대교체 속도가 빨라 특정 세대 칩을 과도하게 확보하면 4~5년 감가상각 리스크에 갇힌다”고 말했다. “새 칩의 가장 큰 경쟁자는 기존 세대 칩”이라는 설명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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