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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쏟아진다"…제약·바이오 '수익률 잭팟' 터지나

입력 2025-11-16 18:47   수정 2025-11-17 17:24

바이오주가 돌아왔다. 지난 14일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제약바이오의 거래대금 비중은 22.61%로 전체 업종 중 1위를 차지했다. 작년 말 제약바이오 업종 비중은 11.9%로 3위에 불과했지만 이달 들어 코스닥 주도주로 부상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제약바이오 종목 시가총액은 81조1991억원으로 전체의 17.16%에 달한다. 바이오와 코스닥을 합쳐 ‘바스닥’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증권가에선 인공지능(AI) 등 기존 주도 업종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며 저평가된 바이오주로 자금이 쏠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발표된 대형 기술이전 계약 체결 소식도 주가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주도주로 떠오른 ‘바스닥’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66개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는 이달 들어 12.11% 상승했다. ‘KRX 300 헬스케어’ 지수도 같은 기간 11.73% 뛰어 전체 34개 KRX 테마지수 가운데 수익률 1, 2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87%)와 코스닥지수(0.79%)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주도 테마였던 KRX 반도체지수도 이달 4% 넘게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에선 에이비엘바이오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 회사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최대 3조8000억원 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500만달러(약 22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주가는 이달 1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오르며 78.6% 급등했다. 상승 속도가 워낙 빨라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이 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14일 교보증권은 에이비엘바이오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9만원으로 높였고 이달 들어 메리츠증권(12만원→18만원), 다올투자증권(12만원→16만원), 키움증권(10만원→18만원) 등 총 4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17만5000원)는 현재 주가(17만4300원)에 이미 근접해 있다.

비만치료제 테마에서 임상 성공 기대가 큰 종목도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국산 비만 신약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기대감이 대표적이다. 한미약품은 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임상 3상 중간 분석(톱라인) 결과 투여 40주 차에 평균 9.75%의 체중 감량률을 확인했다는 데이터를 공개했다. 시장에선 향후 임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비만약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체중 감소와 근육량 증가 효과가 동시에 기대되는 비만 신약 임상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며 “임상 결과에 따라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일라이릴리 ‘마운자로’에 이어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제약바이오주 상승세는 기술 수출과 임상 성공 등 가시적 성과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과거에는 뚜렷한 실적과 신약 개발 성과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묻지 마’식 투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계약금 수령, 임상시험 성공 등 구체적 재료가 뒷받침되는 종목에 자금이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 수출 등으로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연간 기술 수출 규모는 약 17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바이오 섹터의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열풍 때와 다른 바이오株 옥석 가리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키 맞추기’ 장세도 바이오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금리 하락 시 자금 조달이 유리해진다. AI 관련주 등 기존 주도주가 조정받는 사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바이오 종목으로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수급 흐름도 변하고 있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1위와 4위에는 셀트리온(3783억원 순매수), 알테오젠(1183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기관도 셀트리온,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증권가에선 에이비엘바이오, 한미약품, 리가켐바이오 등을 차기 주도주로 지목한다. 이달 들어 유진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가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평균 목표가는 53만8000원으로, 14일 종가 대비 14%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리가켐바이오 평균 목표주가도 기존보다 15% 상향된 19만5000원으로 제시됐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 파트너사 넥스트큐어와 공동 개발 중인 항체약물접합체 ‘LNCB74’의 글로벌 임상 1상에서 초기 유효성 입증 데이터를 내년 상반기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높은 바이오주 특성상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분산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바이오주는 연구 성과를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고, 임상 실패 시 주가 하락폭이 커 종목 선택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코스닥150 구성 종목 가운데 바이오 테마에 투자하는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는 이달 들어 11%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헬스케어 ETF’도 같은 기간 9% 이상 오르며 투자자에게 주목받았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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