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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희귀 유전질환 '윌슨병' 혈장교환술 치료 사례 첫 보고

입력 2025-11-17 09:37   수정 2025-11-17 09:38



구리가 몸 속에 너무 많이 쌓여 간 기능이 나빠지고 신경·정신 질환이 생기는 희귀 유전질환을 혈장 교환술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왓다. 국내 연구진이 새 치료 대안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성필수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윌슨병 탓에 급성 간부전이 생긴 환자에게 혈장 교환술을 한 뒤 면역 반응을 정밀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를 통해 이들은 적절한 시점에 혈장교환술을 시행하면 구리의 체외 배출과 면역을 담당하는 단핵세포의 과도한 활성화를 정상화시켜 간 기능 회복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새 치료 대안 마련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혈장교환술은 혈액에서 나쁜 성분을 제거하고, 보충액을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자가면역질환, 신경계 질환, 간 질환 등을 치료할 때 쓰인다. 투석으로 제거되지 않는 혈장 속 항체와 독성물질, 면역복합체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환자 상태를 빠르게 개선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환자의 혈액을 활용해 치료 전후 단일세포 RNA 분석 등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급성기에 활성화되는 단핵구와 IL-6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혈장교환술 후 빠르게 줄면서 간 기능이 호전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혈장교환술이 단순히 독성물질 제거에 그치지 않고 면역세포의 비정상적 활성 상태를 조절해 급성간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윌슨병은 대사성 유전질환으로 간, 뇌, 신장 등에 구리가 과도하게 축적된다. 주로 13번 염색체의 ATP7B 유전자 돌연변이 탓에 생기는 데 인구의 1% 정도가 유전인자를 갖고 있다. 발병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인구 3만 명당 1명 정도다.

환자는 간 기능 저하, 떨림과 삼킴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 우울 등 정신과적 증상을 호소한다. 질병 진행에 따라 간염과 간경변이 악화될 수 있다. 간 손상이 심각하게 진행되면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윌슨병 환자의 19.3%는 간경변증을, 9.2%는 간이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 교수는 "다양한 원인에 의한 급성간부전 환자에서 혈장교환술은 아직 공식 치료로 허가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에서 혈장교환술이 단핵세포 과다 활성화를 제어하고 면역 균형을 회복시키는 기전을 제시해 이후 급성간부전 치료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했다.

제1저자인 탁권용 전임의(임상강사)는 "혈장교환술 시행 시기와 면역세포 반응 간의 연관성을 정밀하게 규명해 급성 간손상 환자 치료 반응 예측과 개인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간학회 국제학술지(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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