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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굿과 신성한 제천의식?…'우리의 소리'로 풀어냈죠"

입력 2025-11-17 17:05   수정 2025-11-18 01:03

다양한 연주자들이 한 호흡으로 조화를 이루는 오케스트라라고 하면 대부분 서양 악기의 집합체를 떠올리기 쉽지만, ‘우리의 소리’를 전문적으로 들려주기 위해 존재하는 악단도 있다. 1965년 국내 최초 국악관현악단으로 창단된 이후 한국 전통음악을 보전·계승하고, 창작 국악의 새로운 길을 연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대표적이다. 올해로 60돌을 맞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국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공연을 펼친다. 오는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믹스드 오케스트라 ‘넥스트 레벨’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상주 작곡가인 김현섭(오른쪽)과 이고운(왼쪽)의 신작이 초연된다. 김현섭은 한양 굿과 무당의 서사를 음악적 언어로 풀어낸 ‘대안주’를, 이고운은 하늘을 숭배하고 제사를 올리던 행위인 고대의 제천의식을 주제로 창작한 ‘무천’을 선보인다.

지난 1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이고운은 “‘우리 음악이 어디서 온 걸까’라는 호기심의 끝까지 파고들어 보니 결국 단군왕검 시대에 이르렀고, 당시 음악과 춤이 결합한 형태인 무천(舞天)에서 작곡가로서 상상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사이자 축제였던 제천의식을 행할 때만큼은 권력층과 비권력층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기였다는 점에 착안해 관객이 단순한 청중이 아니라 직접 공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섭은 “굿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음악적 요소는 즉흥성과 무한한 자유로움”이라며 “양반가와 궁중에서 주로 행해진 양반굿은 다른 유형의 굿처럼 장단이 빠르지 않고 말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신선한 감정을 불러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둘 다 국악관현악곡이지만 이고운은 국악기에 서양 금관과 현악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반면 김현섭은 국악관현악에 배치된 서양 악기를 모두 배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고운은 “금관악기와 국악기는 음량을 균등하게 맞출 수가 없어 전체를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서로 다른 장르가 하나의 예술에서 결합했을 때 예상치 못한 새로운 미감이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시도 중 하나”라고 했다.

김현섭은 “서양 악기로 오케스트라가 전부 구성돼도 어색하지 않은 것처럼, 국악기만으로도 음향적인 만족감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며 “공연장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편종과 편경도 연주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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