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하반기 분양 시장에서 화제가 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당첨자가 발표되고 시장은 적잖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통상 "돈만 있으면 갈 수 있다"고 생각되던 강남권 '로또 청약'이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돈을 물론 청약 가점도 상당 수준은 돼야 겨우 입성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최근 진행한 청약의 당첨자를 발표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의 최고 당첨 가점은 82점으로 집계됐습니다.
청약 통장 만점은 84점입니다.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본인을 제외한 부양가족수 6명 이상(35점) △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채워야 받을 수 있는 점수입니다. 이 단지 최고 당첨 가점은 만점에서 불과 2점 모자란 점수입니다.
82점은 전용면적 84㎡A에서 나왔습니다. 이 면적대는 6가구 모집에 2744명이 접수해 457.3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면적대입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당첨 최저 가점입니다.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의 당첨 최저 가점은 70점입니다. 4인 가구의 청약 통장 만점 점수가 69점임을 고려하면 4인 가구로는 반포동 새 아파트 문턱을 넘기 어려웠단 의미입니다.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당첨자 발표가 있고 난 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각종 후기가 많이 돌았습니다.
한 누리꾼은 "5인 가족인데 전용 59㎡ 당첨됐다. 열심히 살겠다"며 부동산원의 청약 당첨 페이지를 캡처해 올리기도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도는 얘기인데, 85세에 청약 당첨됐다고 하더라. 자녀 3명 있어 5인으로 전용 59㎡ 받았다고 하더라"고도 말했습니다.
강남권 '로또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주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최저 당첨가점 기록을 살펴보면 2022~2023년까지만 해도 △강동 헤리티지 자이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 등은 최저 당첨 가점이 63~64점으로 4인 가족이라면 한 번 도전해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서는 △2월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7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 △8월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 △10월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10월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11월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 등은 4인 가족 만점인 69점이 최저 당첨 가점이었습니다. '래미안 원베일리(조합원취소분)'은 84점,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74점 등 중간중간 더 높은 최저 당첨 가점이 있기도 했습니다.
올해 들어선 더 문턱이 높아졌습니다. △2월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69점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은 70점을 기록했습니다. 5인 가족은 돼야 이들 지역에 청약할 기회라도 생기는 셈입니다.이번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청약 조건도 강화했습니다. 규제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에 청약하기 위해선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을 2년을 채워야 합니다. 1순위 청약은 세대주만 넣을 수 있습니다. 가점제와 추첨제 비율도 바뀝니다. 전용 85㎡ 이하 40% 가점, 85㎡ 초과는 100% 추첨이었지만 이제는 조정대상지역에서 전용 60㎡ 이하 가점 40%·추첨 60%, 전용 60㎡ 초과 85㎡ 이하 가점 70%·추첨 30%, 전용 85㎡ 초과 가점 80%·추첨 20%입니다.
현금은 물론이거니와 청약 가점이라는 스펙, 규제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예비 청약자만 강남권 '로또 아파트'에 청약할 기회가 있는 셈입니다. 청약을 넣은 예비 청약자들은 추첨에 따라 당첨되기 때문에 운까지 필요한 셈입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강남권 아파트' 분양은 '현금 부자'들만 참여하게 됐지만, 이들 역시 쉽게는 분양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현금, 가점, 운까지 따라줘야 강남권에 입성할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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