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지수가 한 달 만에 3800선까지 밀렸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그라들고, 인공지능(AI) 거품론도 힘을 얻으며 기술주가 폭락한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일 뿐 대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끝나 재정이 다시 투입되고 있으며 AI 고평가 우려는 과하다는 취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79% 하락한 3853.26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23일(종가 3845.56) 이후 약 1개월 만에 3800대까지 밀렸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60%를 웃돌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계속되며 시장은 사실상 12월 금리 인하보다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다수의 위원이 향후 경제 전망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기준금리 관련 불확실성은 12월 FOMC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12월 FOMC는 다음달 9~10일 열린다.
AI 기술주 고평가 논란도 여전하다.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발표하며 거품론이 잠시 힘을 잃었다. 하지만 매출 채권이 급증했다는 점이 부각되며 기술주가 조정받았다. 또 리사 쿡 Fed 이사가 "주식 등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한 점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피 하락을 '단기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로 재정이 다시 투입돼 달러 유동성이 개선되면 지수도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9~10월 코스피가 3200에서 4200까지 30% 이상 급등했기 때문에 (지금은) 단기 가격 조정 구간으로 판단한다"며 "단기 달러 유동성 문제는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나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수 있다"면서도 "동결의 근거가 '셧다운으로 인한 데이터 부재'라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AI 주식 고평가 우려도 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 연구원은 "AI 버블 우려는 반복적인 우려와 해소 과정을 통해 급락 빈도가 억제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2026년까지 AI 설비투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 AI 인프라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 불확실성, AI 버블 논란이 당분간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중기적 성장 흐름 속에서의 단기 조정이라고 본다"며 "'조정 시 매수'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낮아진 점도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코스피 3880포인트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2배 수준이다.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38%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현재 주식 시장은 과열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오는 25일에는 미국 9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 11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셧다운 여파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이들 지표가 주목받고 있다.
27일에는 한국은행의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개최된다. 시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총재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