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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 배당성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글로벌 자금이 인공지능(AI) 관련 성장주에서 이탈하는 흐름 속에서 강점으로 기대했던 ‘주가 하락 방어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자금 유입액 최하위권 추락

21일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배당성장 ETF인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에서 최근 6개월 동안 18억7120만달러(약 2조7536억원)가 순유출됐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전체 주식형 ETF 3243개 중 자금 순유입 3239위로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이 ETF는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슈드’로 불리며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다.
뭉칫돈 유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다. SCHD는 올해 들어 2.5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11.17%), 나스닥지수(14.33%)의 성과에 한참 못 미친다. 기간을 최근 5년으로 늘려봐도 S&P500지수가 83.8%, 나스닥지수가 86.23% 상승하는 동안 SCHD 수익률은 29.1% 오르는 데 그쳤다.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선전을 기대한 투자자에게도 실망을 안겼다. 에너지주, 헬스케어주 등 고배당 성향의 가치주를 주로 담기 때문에 하락장에서 주가 방어력이 높다는 게 큰 매력이었지만, 최근 5거래일간 2% 넘는 손실을 냈다. 에너지·소비재·헬스케어 관련주 등이 미국 관세 충격으로 타격을 받은 탓이다. 정보기술(IT) 기업 비중이 낮은 만큼 인공지능(AI) 랠리에서 소외당했고, 하락장에서도 강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실망 매물 증가는 ‘한국판 슈드’로 불리는 국내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중 순자산이 가장 큰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는 최근 3개월간 개인 순매도 5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OL 미국배당다우존스’(-396억원), ‘ACE 미국배당다우존스’(-237억원),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186억원) 등에서도 개인 자금의 이탈이 많았다.
◇“반등 기대 땐 기술주가 유리”
증권가에서는 AI 기술주에 투자 자금이 쏠리고 관련주의 변동성도 커지면서 전통적인 가치주로 손꼽히는 SCHD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해석했다. 하락장에서 기술주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긴 하지만, 반등 장세에선 강한 상승 추진력을 얻지 못해 결과적으로 낮은 성적에 만족해야 하는 경험이 누적된 탓이다.일례로 관세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한 지난 4월 1~8일 SCHD는 12.74% 내린 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주요 매그니피센트7(M7)에 집중 투자하는 ‘라운드힐 매그니피센트 7 ETF’(MAGS)는 같은 기간 13.26% 하락했다가 저점 대비 55.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AI 거품론’으로 인한 변동성 장세에서 배당성장 ETF 대신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자산을 배분하라고 조언했다. 주가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배당주의 변동성 완화 효과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현재 미국에서 AI 기술 기업은 급성장하는 반면 나머지 기업은 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어 시장이 반등하더라도 기술주가 중심에 설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며 “AI 거품론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다음달 금리 인하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에 금이 최적의 자산으로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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