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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환율 10원만 올라도 480억 손실 발생

입력 2025-11-23 18:26   수정 2025-11-24 02:07

항공업계는 고환율에 신음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정비비 등 핵심 비용을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철광석, 원료탄 등 주요 원자재를 달러로 조달하는 철강업계도 빨간불이 켜지기는 마찬가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3분기 기준 순외화부채가 48억달러(약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48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외화부채 대부분은 리스, 구매 등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 발생한 외화차입금이다. 대한항공은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비해 통화·이자율 스와프 등 파생상품을 활용하고 있다. 달러로 된 부채를 원화나 엔화 고정금리 부채로 바꾸는 방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 상승하면 세전순이익이 4588억원가량이 줄어든다. 외화부채의 약 90%가 항공기 리스 관련 부채다. 이 회사는 고환율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달러당 1400원 이상을 기준으로 내년도 사업 계획을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 항공기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는 환율 상승에 훨씬 더 취약하다. 진에어는 환율이 10% 오르면 약 311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환율이 5% 상승하면 249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유류비와 정비비 역시 대부분 달러로 결제돼 고환율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유류비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의 30%가량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원료탄 등 대부분의 원료를 달러로 수입하는 구조라 환율이 오르면 제조원가가 덩달아 상승한다. 글로벌 철강 수요가 줄어든 탓에 판매가 인상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고환율이 겹친 만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유업계는 연간 10억 배럴이 넘는 원유를 전량 해외에서 달러로 들여오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곧바로 원유 도입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약 1544억원 감소한다고 밝혔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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