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4일 12: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계법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했다. 성장의 중심축은 전통적 사업영역인 감사 부문이 아니라 경영자문·세무 등 비감사용역이었다. 외부감사 평균 보수는 오히려 더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은 감사보수 위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감사 품질 저하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 사업연도 회계법인 사업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전체 회계법인 매출은 6조281억원으로 전기 대비 3.8% 늘었다.
부문별 매출은 감사 2조904억원, 경영자문 1조9789억원, 세무 1조7797억원 순이었다. 증가율은 감사가 3.2%로 전기 대비 증가세(4.7%)가 둔화됐다. 반면 경영자문은 전기 -4.2%에서 이번에 3.1%로 증가세로 전환했으며 세무부문은 전기 5.7% 증가에 이어 올해도 6.6% 증가했다.
3월말 결산법인은 지난 3월말 사업보고서를, 그 외 법인은 9월말까지 이용 가능한 가장 최근 1년의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감사 품질을 둘러싼 환경은 악화했다. 전체 외부감사 건수는 3만6756건으로 1년 새 6.1% 늘었지만 평균 감사보수는 4680만원으로 4.5% 감소했다. 직전 연도(-1.2%)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업무량은 증가하는데 감사보수는 떨어지는 흐름이다.
4대 회계법인도 예외가 아니다. 평균 감사보수는 1억8470만원으로 1년 만에 4.4% 줄었다. 등록법인의 평균 감사보수는 7160만원(-4.2%), 일반 회계법인은 1520만원(-2.1%)으로 모두 직전 연도 대비 감소했다.
인력 구조도 변화했다. 올해 말 기준 회계법인 수는 254개로 21개 늘었다. 지난해 공인회계사법이 개정돼 회계법인 설립에 필요한 회계사 수가 10명에서 7명으로 감소하자 소형 회계법인(40명 미만)이 24곳 증가했다.
등록회계사는 1만6422명으로 3.7% 증가했다. 4대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7600명으로 전체 등록회계사 수의 46.3%를 차지했다.
4대 회계법인은 5년 미만 경력 회계사가 과반수(56.1%)를 차지한 반면, 그 외 회계법인에서는 5년 미만 경력 회계사가 9.3%에 불과했다.
2024 사업연도에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이사는 41개 회계법인에 소속된 229명으로 집계됐다. 전기 대비 8명이 증가했다.
품질관리 예산 비중은 평균 3.0%로 전기보다 소폭 줄었다. 소송 금액은 5042억원으로 742억원 감소했지만, 손해배상책임 준비재원은 3조4033억원으로 4% 늘었다.
금감원은 감사보수 위주 경쟁보다 감사품질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감사인은 충실한 외부감사를 수행하기 위하여 감사품질 및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충분한 인력·시간을 투입하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감사용역이 늘수록 감사 독립성 훼손 위험이 커진다고도 경고했다.
금감원은 “회계법인 등이 비감사업무 수임시 감사 대상 회사에 대하여 독립성 훼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해야한다”며 “향후 감사인 감리 등을 통해 감사시간 투입 적정성, 독립성 유지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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