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ESG 경영혁신 포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기후·에너지 정책의 큰 방향을 짚고, 기업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경ESG〉는 지난 11월 1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2025 ESG 경영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후·에너지 전환 시기에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이 논의됐으며, 각 기업의 ESG 담당자와 산업계 관계자 등 130여 명이 행사 막바지까지 자리를 지키며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행사의 문을 연 하영춘 한경매거진&북 대표는 “ESG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기업전략의 중심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급변하는 정책·시장 환경을 언급하며, 이번 포럼이 실질적 해법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후 위기 가속화, 거버넌스 재설계해야”
기조강연은 이창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특임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최근 수십 년간 가속화된 온난화 데이터를 제시하며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벌어지는 위기”라고 경고했다. 2024년이 산업화 이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고, 지구 평균기온은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상 상승했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그는 온난화가 물·식량·난민·분쟁으로 이어지는 ‘총체적 리스크’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감축 정책이 초반에 느슨하고 후반에 몰아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새로 출범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기후·에너지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규제와 산업정책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실질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이 교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배출권 유상 할당 확대, 한국판 IRA(기후기술 산업 육성법)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을 소개하며 “규제와 지원을 함께 설계해야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력망 확충과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시장 구조 개편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김효은 글로벌 인더스트리 허브 대표가 ‘트럼프 2기, 탄소중립 국제 동향과 과제’를 주제로 글로벌 주요 국가의 탄소 정책 흐름을 짚었다. 그는 미국의 정치 지형 변화에도 불구하고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중심으로 한 국제 기후 협력 체계는 이미 견고하게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측정·보고·검증(MRV)과 5년 주기의 글로벌 이행 점검(GST) 체계 덕분에 일부 국가의 정책 후퇴가 전체 체제를 흔들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한국의 과제로 탄소가격 신호의 확립, 현실적인 에너지 믹스 구성을 꼽았다. 배출 감축 투자에 대한 시장 신뢰와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기업이 과감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태양광·전기차 등 친환경 제조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한국은 기술 난도가 높고 부가가치가 큰 분야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동시에 “친환경 규제는 일부 산업에는 비용이지만, 다른 산업에는 분명한 기회”라며 전환 과정에서 산업정책에 대한 재설계를 주문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글로벌 기후정책 변화에 따른 기업의 시사점’을 발표했다. 그는 유럽연합(EU)과 미국, 중국·일본의 정책 기류를 비교하며 “정책 방향은 달라도 탈탄소와 전력 전환이라는 큰 흐름은 꺾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EU는 ‘그린딜(Fit for 55)’ 틀을 유지하면서 규제 효과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살리는 ‘클린 인더스트리얼 딜’ 단계로 진입했으며, 일부 공시·규제 완화와 CBAM(탄소국경조정제도)도 후퇴가 아니라 실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합리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은 온실가스 보고 의무와 공시 규제 후퇴, IRA 인센티브 조정 등으로 규제 강도는 완화되고 있지만, 제품별 탄소집약도에 기반한 새로운 국경 조정 도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과 일본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산업정책형 탈탄소’ 전략을 강화하는 만큼 한국 기업의 과제는 “정책 논쟁에 머물지 말고 실행과 시장 진입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CCUS(탄소포집 및 활용·저장), 배터리 등에서 실제 사업 모델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기업이 결국 승자가 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2035 NDC 상향, K-GX로 기업 혁신기술 뒷받침해야”
이어 패널 토론에서는 하지원 에코나우 대표의 사회로 정부·재계·전문가·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기업의 전략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한창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위기대응단 부단장은 같은 날 정부가 확정한 2035년 NDC(온실가스 53~61% 감축안)를 소개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전환 지원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범정부 차원의 한국판 녹색 전환 ‘K-GX’를 통해 혁신기술과 녹색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기업 입장에서 본 NDC 상향의 의미와 부담을 짚으면서도 “탈탄소와 경쟁력 향상이 함께 가야 한다”며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당부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가격, 전력 계통, 주민 수용성 등 현장의 제약을 언급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는 통상 규제와 탄소 관리의 괴리를 지적하며, 통상 규제·NDC·현장 기술 사이의 정합성을 높일 수 있는 실무형 가이드라인을 요구했다. 고윤주 LG화학 최고지속가능전략책임자(CSSO)는 “배터리·석화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전환 전략을 공유하며, 공급망 전반의 탄소 데이터를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정책·시장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가 이재명 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 방향과 글로벌 동향, 기업 실무 이슈를 한 번에 짚어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입을 모았다. 기조강연에서 정책 전환의 큰 틀을 살펴보고, 각 세션과 토론에서는 국제정치·통상·산업 현장을 아우르는 구체적 과제와 대응 전략이 제시됐다는 평가다.
행사를 주최한 〈한경ESG〉는 앞으로도 정책 변화와 시장 요구를 연결하는 실무 중심 포럼과 교육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미경 한경ESG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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