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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병원 적자 8000억…1년새 두 배로

입력 2025-11-24 17:38   수정 2025-11-25 00:16

경북대병원, 서울대병원 등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이 지난해 8000억원이 넘는 의료손익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를 볼수록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국립대병원 부실화는 곧 지방의료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병원 의료손실 2000억원 넘어
2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의 지난해 의료손익은 총 8653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의료손익이란 진찰료·수술료 등 의료수입에서 인건비·약품비 등 의료비용을 뺀 값으로, 순수 의료행위로 벌어들인 이익을 뜻한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의 의료손실액이 217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경북대병원(-1250억원), 부산대병원(-1202억원) 등이 이었다.

국립대병원이 적자행렬을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중증·응급환자를 주로 맡아 치료하는 데 반해 이 같은 의료 행위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낮기 때문이다. 민간 병원과 달리 국립대병원은 다른 병원이 기피하는 필수의료를 책임진다. 검진·비급여로 수익을 올리기보다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등 필수과를 운영하며 지역 의료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쌓이기 일쑤다.

지난해 ‘의정 갈등’ 사태는 국립대병원 적자 폭을 더욱 키웠다. 전공의 복귀율이 수도권에 비해 낮아 교수 이탈이 이어졌고, 의료 인프라는 빠르게 악화됐다. 이로 인해 국립대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면서 진료량 자체도 급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국립대병원은 국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큰일 났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 정도로 부채가 악화했는데 민간과 달리 비급여를 늘릴 수도 없고 정부 지원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정책으로 지원책 마련해야”
현재 국립대병원 소관부처는 교육부다. 국립대병원이 전국 의과대학의 부속기관으로 출발하면서 교육·연구기관 성격이 강조된 탓이다. 문제는 의료인력 확보, 의료장비 지원, 건강보험체계 개편, 전공의 배정 등 핵심 정책수단이 모두 보건복지부에 있다는 점이다.

국립대병원의 경영·인력난이 한계에 이른 만큼 소관부처를 복지부로 옮겨 국립대병원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도 연내 소관부처를 이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립대병원의 경영 악화가 지역의료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6일 국립대병원 설치법 소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국립대병원에선 복지부 이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교육 및 연구기능이 저하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국립대병원협회 지역필수의료강화 TF는 ‘국립대병원 치료 역량을 빅5 수준까지 올려줄 종합계획과 로드맵 제시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정부는 국립대병원 설치법이 개정돼 법적 근거가 마련된 후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수 경상국립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회성 예산 지원보다 지역의료기금을 조성해 지역 의대의 첨단 장비와 교육·연구 환경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료전달체계를 잘 아는 복지부가 관할할 때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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