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25일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와 제57조(복종의 의무)를 각각 법령준수 및 성실의무와 지휘·감독에 따를 의무 등으로 바꾸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상급자 지시가 위법하다고 판단되면 공무원이 의견을 제시하거나 이행을 거부할 수 있도록 조문에 명시한 것이 핵심이다.
대법원은 그동안 판례를 통해 “상관의 위법한 명령에는 따를 의무가 없다”고 밝혀왔지만 법 조문에서 이를 직접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인사처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보장하는 동시에 위법한 지휘·감독에 대한 이행 거부를 제도적으로 명확히 했다”며 “공무원이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헌법 가치에 따라 판단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무원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각 중앙부처는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연간 1회 이상 헌법 가치 교육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일부 공무원과 군 관계자가 헌법상 권한 및 절차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혼란을 초래했다는 ‘헌법 인식 부족’ 논란을 보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개정 흐름은 군 조직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범여권 의원 10명이 발의한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군인복무기본법 제25조에 ‘명백히 위법한 명령은 거부할 수 있으며 이를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방안이다.
국방부는 상관의 책무 조항에 ‘헌법과 법령에 반하는 사항을 명령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추가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군인의 충성 의무 조항에도 ‘군인에게 헌법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관련 교육 규정도 정비할 방침이다. 위법 명령 판단 기준과 대응 절차를 명확히 해 도입 초기 혼란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와 별도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은 육아휴직 대상 자녀의 나이 기준을 기존 ‘8세 이하’에서 ‘12세 이하’로 상향하고, 난임 휴직을 별도의 휴직 사유로 신설해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허용하도록 했다. 또 스토킹·음란물 유포 비위에 대한 징계 시효를 기존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비위 혐의자의 징계 처분 결과를 피해자가 통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련 징계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번 법 개정안에 의견이 있는 기관, 단체는 오는 12월 22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의견을 내거나 인사처, 행안부에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 의견을 수렴한 뒤 연말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인사처는 국회 통과 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뒤 내년 법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용훈/배성수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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